IT부진?…대박터진 휴대폰 카메라 부품社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5.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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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휴대폰에 카메라만 6개…늘어나는 부품수요에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잇따라

휴대폰 카메라 부품업체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IT(정보통신) 전반의 경기는 좋지 못하지만 카메라 부품은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판매단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해 60%대까지 떨어진 휴대폰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올해 70% 중반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2→3→6' 스마트폰 1대에 배치되는 카메라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가 납품받는 휴대폰 카메라 모듈은 지난해보다 14.8% 증가한 70억개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68% 가량이었던 업체들의 설비가동률은 올해 75%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모듈을 포함한 카메라 부품의 수요가 급증한 것은 최근 영상기능에 포커스를 둔 스마트폰 업그레이드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최근 2~3년간에는 스마트폰에 카메라를 적게 배치하는 추세였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은 그간 듀얼 카메라가 주종이었는데, 최근에는 3개가 기본이고 많게는 5개 이상 카메라를 채택한 제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LG V40씽큐는 5개, 노키아9 퓨어뷰 제품은 전 후방 총 6개의 카메라를 심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역시 전면 듀얼,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배치한 제품이다.


삼성 '갤럭시S10+' 플라밍고 핑크 /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 '갤럭시S10+' 플라밍고 핑크 / 사진제공=삼성전자


◇고화소, 초광각, 망원까지…높아지는 카메라 사양

카메라의 질도 달라졌다. 전후방에 배치되는 카메라가 800만을 기본으로 1000만, 2000만 화소까지 커졌고 그 이상의 제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촬영 시야를 넓힌 초광각 카메라도 추가되고 있다.

사양과 디자인이 평균화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자, 판매부진에 고심하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사진촬영 기능을 부쩍 강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카메라에 근접하는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배경이다. 여기에 유튜브 등 1인 미디어가 늘어나는 것도 큰 영향을 줬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멀티 카메라 채택 비중은 17.1%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4분기 멀티 카메라가 늘어나며 연말에는 21.4%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중국업체들 수준인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동남아권 수요를 잡기 위한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이런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태국에서 갤럭시 시리즈에서 최초로 로테이팅 카메라가 적용된 갤럭시 A80을 선보이기도 했다. 4800만화소의 기본카메라와 3D ToF 카메라, 초광각 카메라를 반영한 제품이다.

IT부진?…대박터진 휴대폰 카메라 부품社들
◇사상최대 매출 예약한 부품업체들

카메라 부품업체들의 실적개선이 붐을 이루는 배경이다. 카메라 렌즈 및 모듈업체인 해성옵틱스 (1,453원 ▼6 -0.41%)는 지난해 1분기 552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올해에는 두 배에 가까운 1002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손익도 4억 적자에서 35억원 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파워로직스 (8,860원 ▼210 -2.32%)의 경우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66.3%와 284.4% 늘어난 2962억원과 148억원을 기록했다.

파트론 (7,870원 0.00%)은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27.7%와 174.1% 늘어난 2934억원과 261억원을 기록했다. 캠시스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1.8%와 147.1% 증가한 1728억원과 77억원이었다.

실적개선이 이뤄지면서 주가도 동반 강세를 보이는데, 이런 추세는 한동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저가 휴대폰이 주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최근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이어 2번째로 시장이 큰 인도를 겨냥해 스마트폰 중저가 라인을 A시리즈로 통합하고, 온라인 판매를 위한 M시리즈를 신설했다. 카메라가 3~5개 들어가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스마트폰 출하량에 무관하게 카메라 부품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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