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업체 수난시대, 영원한 강자는 없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5.2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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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롯데쇼핑·이마트 52주 최저가 경신…오프라인 유통업 구조적 한계 탓 커

사진제공=마켓컬리 제공사진제공=마켓컬리 제공


롯데쇼핑 (73,600원 ▲100 +0.14%)이마트 (68,300원 ▼100 -0.15%), 오프라인 유통업체 최강자였던 이들 주가가 지속 추락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졌다. 온라인, 배달로 대표되는 신유통 흐름에 빠르게 편승하지 못한 탓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실적과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먹구름 잔뜩 낀 전망을 내놓았다.



20일 오전 11시55분 롯데쇼핑은 전일대비 20500원(1.55%) 오른 16만4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에는 약세를 나타내 16만500원을 터치,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썻다. 이는 2009년 이후 10년래 최저가다.

같은 시간 이마트는 1500원(1.03%) 오른 14만7000원을 기록 중이다. 그간 낙폭이 컸던데 따른 되돌림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는 전거래일인 지난 17일 장중 14만4000원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각각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 1위다. 내수경기 악화로 인해 유통업 전반이 침체를 겪을 때도 '1등 브랜드는 살아남는다'는 인식 속 주가와 실적이 버텨왔던 터라, 최근 부진은 업계에 충격을 안긴다.

이들의 날개없는 추락은 유통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기존 오프라인 영역으로 일컬어졌던 명품, 신선식품 카테고리까지 속속 장악해가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영역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더 이상 오프라인 1등 프리미엄으로는 버티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소매시장에서 롯데쇼핑과 이마트 합산 점유율은 2017년 8.5%에서 올해 8.1%로 낮아질 것"이라며 "오프라인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쿠팡과 마켓컬리 등 차별화된 서비스, 다양한 제품을 앞세운 신흥강자의 약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쿠팡과 마켓컬리 등이 내세운 새벽배송이 차별화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은 물론, 할인점인 롯데마트의 부진까지 실적에 반영되는 탓에 회복이 요원하다. 뒤늦게 온라인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온라인몰 통합로그인서비스 '롯데ON'을 선보였지만 쉽게 로그인하는 것만으로는 신규 고객을 모집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백화점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 시장평균(0.5% 성장)에 못 미쳤다"며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어려움을 겪는 사업부문들로 구성된 탓에 실적 악화와 센티먼트 훼손이 교차 반복되면서 섹터 내에서도 낙폭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현재 주가는 역사적 하단이지만, 이커머스 플랫폼이라는 핵심 모멘텀이 부재한 탓에 앞으로도 반등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1분기 매출은 SSG닷컴 상품공급 매출이 반영된 탓에 전년 동기 대비 4% 늘긴 했지만, 영업이익은 30% 급감했다. 오프라인 매장 부진이 온라인 매출로 상쇄되지 않는 탓이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PK마켓 등 전문점을 앞세워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 탓에 1분기 영업적자 76억원을 기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 등 온라인 사업자와의 경쟁이 식품과 비식품 모든 카테고리에 걸쳐 심화되고 있다"며 "일부 주요점포의 리뉴얼까지 겹쳐 4월 이마트 기존점 성장률은 -7%를 기록한 만큼 주가 반등을 논하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이들 오프라인 두 강자가 역사적 저점으로 치닫는 사이, '오아시스'라는 신 유통채널을 지닌 지어소프트 주가는 고점을 향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147% 급등했다. 오아시스는 마켓컬리와 같은 유기농 식품 온라인 판매회사다.

김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소비가 이전되지 않을 카테고리를 찾아야 한다"며 "장기 충성고객 확보가 가능하도록 차별화된 전략 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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