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남았는데 요동치는 정치테마주 '주의보'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5.20 11:43
글자크기

대선후보 언급되는 유시민·이낙연·황교안 관련주 말 한마디에 급등

왼쪽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선거가 아직 멀었음에도 정치인 관련 종목들이 말 한마디에 급등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상 현상'이라며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20일 오전 11시 25분 보해양조 (507원 ▲1 +0.20%)는 전 거래일보다 195원(12.96%) 오른 1700원에 거래됐다. 보해양조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날 상승세는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설 때문이다.

그동안 정계 복귀설을 강하게 부정해온 유 이사장은 지난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계 복귀설과 관련, "정치하고 말고는 제 마음"이라며 "나중에 제가 하게 되면 욕하시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정계 복귀 요구에 "중이 원래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답했다. 시장이 이 발언을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유 이사장뿐만 아니라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관련주에서도 관측된다. 지난주 남선알미늄 (1,914원 ▼4 -0.21%)은 전주 대비 40% 가까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남선알미늄은 모기업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대표가 이 총리와 친형제 사이라 관련주로 언급된다.

남선알미늄이 급등한 것은 이 총리가 내년 총선 역할론에 대해 "요구할 생각도, 기획할 생각도 없다"면서도 "다만 저도 정부 여당에 속해 있는 한 사람이니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부터다. 이 총리가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이다.


황 대표의 관련주로 꼽히는 한창제지 (858원 ▼4 -0.46%) 역시 지난주 20% 넘게 상승했다. 한창제지는 김승한 회장이 황교안 대표와 대학 동문이고 목근수 사외이사가 황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유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현재 상황에서 대선 후보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이들 테마주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한다. 대선은 2022년에야 치러지는데, 과거 정치 테마주들이 통상 선거 1년여 전부터 움직였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 상황은 '이상 현상'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당사자들과 회사는 현재 '연관성이 없다'고 부정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서대문구 추계예술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자신과 관련된 테마주들에 대해 "사기"라고 언급했다. 이 총리도 "그 회사 이름을 처음 들었다"며 연관성을 부인했고, 한창제지의 경우 회사 측이 나서 "동문 또는 동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의 아무런 친분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장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실체가 불분명한 기대감으로만 움직이는데 최근 대선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테마주가 말 한마디에 등락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