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전블루에서 8주 동안 펼쳐진 'AGAIN 학전'의 5월19일 마지막 공연 모습. 김광석 다시부르기 팀과 가수들이 노래를 하고 있다.
가수 김현철은 공연 전후 13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고 강산에, 한동준, 동물원 등은 새로운 형태의 콜라버레이션 공연 등을 약속했다. 특히 학전과 첫 인연을 맺은 김현철은 “달의 몰락”, “춘천가는 기차” 등 히트곡을 연달아 선보이며 멋진 무대를 선사한데 정규앨범 10집을 가을에 내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가수 김수철의 '어게인 학전' 공연 모습/사진=학전 블루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양에서 ‘두만강 푸른 물에 ~/ 바람찬 흥남부두 ~’를 불러 가요무대에 올라도 어색하지 않을 원로(?)가수 느낌마저 풍겼던 강산에는 여전히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음을 증명해 냈다. 보헤미안 감성의 강산에는 자신의 노래 ‘에럴랄라’의 한 대목 ‘야호 내가 살아있네’ 가사처럼 여전히 기타와 키보드 등 단촐한 세션만을 동반한 라이브로도 관객들을 쥐락펴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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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만에 보조석 포함 전석을 매진 시킨 YB, 8년만에 학전을 찾아 온 권진원, 파워풀하고 멋진 공연을 선 보인 안치환 등도 빼놓을 수 없다.
10여개 팀과 솔로 가수가 소극장 공연을 통해 5000명 안팎의 관객들과 만난 것이지만 관객과 가수들의 교감과 팬들의 호응은 수만명 관객들을 체육관이나 경기장을 통해 한꺼번에 만나는 것 이상이었다.
학전의 대표가수라고 칭하기에 충분한 김광석과의 인연은 여러 가수들의 단골 멘트였다. ‘사랑의 서약’과 ‘너를 사랑해’ 등을 들려준 한동준은 18일 공연에서 “학교를 나와 벌이가 없어 힘들어하고 있을 때 광석이에게 건네줬던 노래가 ‘사랑했지만’ 이었다”며 “그때 (히트가 되며) 달마다 돈이 들어와 큰 힘이 됐고 그후로 음악작업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
'어게인 학전' 콘서트 중 한동준과 동물원의 5월18일 공연 모습
어게인 학전 콘서트에 산파 역할을 한 박학기는 공연 시작 전에 “방탄소년단같은 세계적인 뮤지션도 나왔지만, 그 친구들 노래를 따라 부르기 힘들어하는 이들도 있다”며 “세대간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것이 음악인 만큼 매년 봄을 학전 페스티벌로 꾸몄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었다.
19일 김광석 다시부르기팀 공연 막바지에 다시 무대에 오른 박학기는 “8주간 무대에 올랐던 가수들은 다들 소극장에서 노래를 시작했던 이들로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슬라이드에 비친 김광석의 옛 모습과 어우러져 김광석의 여러 노래를 함께 불렀다.
한때 음악적 동지요, 동반자였던 동물원과 공연 멤버들은 김광석과 함께 하던 시절 첫 히트곡 ‘거리에서’를 목청껏 부르면서 그와의 인연을 떠올렸고 앵콜곡으로 ‘나의 노래’를 부르며 그를 추억했다. 가수들은 학전을 추억하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했고 관객석에서 여러 포즈를 취하며 팬들과 어우러졌다.
‘나는 부르리 나의 노래를 /나는 부르리 가난한 마음을 / 그러나 그대 모두 귀기울일 때 /노래는 멀리 멀리 날아가리’ 김광석과 그의 벗들과 팬들의 노래(김광석의 히트곡 '나의 노래'중 일부)는 멀리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8주간의 음악 여행을 통해, 가수들과 팬들의 교감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