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IPO IT버블 이후 최다 도전…'대어'는 실종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5.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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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예심청구 2002년 이후 최대치 기록에도 "공모규모 축소 우려"

코스닥IPO IT버블 이후 최다 도전…'대어'는 실종


지난 4월 코스닥 IPO(기업공개)에 도전한 기업수가 23개로 월간 기준으로 IT(정보통신) '버블(거품)'이 일어났던 지난 2002년 9월(44개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공모규모 2000억원 이상 대어급 기업의 '발길'이 끊기면서 공모규모는 되레 축소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은 총 23개사(스팩, 스팩합병 제외)다.



이달에는 5개사가 예심을 청구해 지난 12월 말 신청사인 씨에스베어링까지 합하면 19일 현재 총 33개사가 현재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코스닥 예심청구는 비상장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을 마감한 이후인 4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 코스닥 상장 대기수요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18년 4월에는 10개사, 2017년에는 11개사가 예심을 청구한 바 있다. 특히 월간을 기준으론 2002년 9월 44개가 예심을 청구한 이후 최대치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잣대가 덜 깐깐해진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심사철회 기업을 제외한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승인율은 100%를 기록했으며 심사철회 기업을 미승인 기업으로 분류할 경우의 승인율은 87.5%였다. 이는 2017년 89.2%(심사철회 기업 포함시 78.4%), 2016년 90.8%(78.7%)를 훨씬 웃돈다.

코스닥IPO IT버블 이후 최다 도전…'대어'는 실종
그러나 올해도 중대형 공모주가 자취를 감추면서 이같은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전반적인 공모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현재까지 코스닥 IPO를 청구한 기업을 매출액 기준으로 분류하면 100억원 이상~500억원 미만 기업이 9개사, 5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기업이 13개사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매출액 2000억원을 넘는 기업은 세경하이테크, 아이티엠반도체 2개사에 불과하다.

올해 코스닥에 일반 공모로 상장한 기업의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평균 33.8%를 기록하는 등 대체로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2분기 이후 기술특례, 테슬라상장(이익미실현요건) 등 특례조건을 활용한 기업의 상장이 늘어날 경우 공모 흥행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테슬라요건 1호기업으로 상장한 카페24가 최근 주가 급락으로 지난해 7월 고점 대비 약 72% 급락하면서 이후 테슬라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 역시 유통시장 흐름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추세다. 카페24는 최근 1개월간 외국인이 104만주를 순매도하며 밸류에이션 하락을 주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각 증권사가 연초 계획한 IPO 연간 목표치에 비하면 실제 상장이 가능한 기업수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현금여력이 있는 중대형 공모주의 경우 계속 상장시기를 늦춰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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