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치고 5·18희생자 고 김완봉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고 김완봉(66년 7월 24일부터 80년 5월 21일)씨는 친구와 절을 간다며 길을 나셨다가 사망했고, 어머니는 적십자병원에서 아들 시체를 찾았고 29일까지 아들을 지키다가 묘역에 안장했다. 2019.05.1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진행된 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37주년에 참석한 데 이어 2년만이다. 직접 참석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하나의 약속과 두 개의 미안함이다.
특히 최근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 의원 징계 논란, '5·18 왜곡 처벌법(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추진에 따른 대립을 둘러싸고 정치권 안팎의 갈등이 격화된 상황도 주요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20년도 더 전에 광주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루었고, 법률적인 정리까지 마쳤다"며 "이제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다. 의미 없는 소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며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현실은 강도 높게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고 있다"며 "5·18 이전, 유신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박영태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 민주 묘지에서 추모탑에 분향을 하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2019.05.1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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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 규명 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국방부 자체 5.18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성폭행, 추행, 성고문 등 여성 인권 침해행위를 확인했고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미안함과 분노에 머물지 말고 미래로 나갈 것을 기념사에서 강조했다. 일례로, 지체된 정치의식을 지적하면서도 "우리는 오월이 지켜낸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광주로부터 빚진 마음을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과 의지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념식 이후 민주당이 5·18 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 관련 법제화와 진상규명 작업에 힘을 실을 수 있다.
기념식에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일반 시민, 학생 등 5000여명이 함께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등 4부 요인과 정부 장·차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달구벌(대구)과 빛고을(광주) 간 '달빛동맹'으로 동서화해를 추진하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도 참석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물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도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