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답변에 최순실 '한숨'…실세 정황 담긴 녹음 들어보니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2019.05.1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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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2017년 재판 과정서 공개된 이후 추가로 공개돼…박-최 직접 대화 내용은 최초

최순실씨./사진=뉴스1최순실씨./사진=뉴스1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사 준비에 적극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음성 녹음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다. 취임사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직접 대화를 나눈 음성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시사저널은 17일 최씨와 박 전 대통령,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음성이 담긴 13분짜리 요약본과 90분짜리 전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파일은 2013년 2월 정 전 청와대 비서관이 서울 모처에서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 간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은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일부 공개된 바 있다. 하지만 총 90분 분량의 파일이 공개된 적은 없다. 특히 이번 녹음파일에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지시하는 듯한 대화 내용도 고스란히 담겼다.



녹음에 따르면 최씨는 취임사에 대해 주도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보인다. 최씨가 "국정의 키를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주력할 것이다. 그거 어떠세요"라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은 "그거 핵심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말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적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그러니까 부국, 정국, 평국이네"라고 취임사 내용을 정리하자 최씨는 "평국을 조금 다른 말로 해 가지고.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좀 상의를 해 보세요"라며 지시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예예예"라고 답했다.


음성 파일에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을 질책하는 듯한 내용도 담겼다. 최씨는 "내일 어떻게 발표하실 거 좀 정리를 해 줘야 될 것 같은데, 얘기 안 하셨죠?"라는 물음에 박 전 대통령이 "거기만 안 했어요"라고 대답하자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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