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부진은 외부 요인도 크다. 올 들어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자동차 수요가 줄었다. 지난 1분기 전세계 자동차 수요는 약 2247만대로 6.7% 감소했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을 제외한 현대차의 올 1분기 판매량(88만7000대)은 지난해보다 0.4% 늘었지만 중국을 포함하면 2.7% 감소했다. 올 들어 중국 자동차 수요가 10.5% 줄었지만 현대차의 판매량 감소는 이를 뛰어넘는다. 2017년부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이후 수년째 부진을 겪고 있다. 독일, 일본의 고급 브랜드에는 미치지 못하고 중국 현지 토종 브랜드의 추격에 쫓기는 신세다.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자 이달부터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공장을 돌리는 고정비를 줄여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단기처방에 불과한 만큼 판매량을 올리는 게 급선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을 진행 중이다. 현지 시장 상황을 반영한 상품 전략과 판매를 최우선시한 계획을 세웠다. 또 중국 부품사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원가 경쟁력도 갖출 방침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미국·유럽·중국 등 세계 3대 시장의 판매량이 다 빠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나름 선전하고 있다"면서도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에 해외 생산 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대차가 내수시장에서 살아나고 있지만 국내외를 종합적으로 볼 때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