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3월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뒤 청사를 떠나자, 시민들이 차량을 에워싸며 전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https://thumb.mt.co.kr/06/2019/05/2019051617007694904_1.jpg/dims/optimize/)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드물다. '승리의 날', 'XX혁명기념일' 등 사건의 성격을 규정해 이름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열한 학계의 논쟁과 연결되기도 한다. '6.25 전쟁'이 대표적이다. 남침설, 북침설, 남침유도설 등 오랜 기간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전면전 발발 날짜로 이름 지어 기념하는 독특한 상황이 됐다. 역시 해외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특별법 제1조에선 '이 법은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행위에 대한 공소시효 정지 등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함으로써 국가기강을 바로잡고 민주화를 정착시키며 민족정기를 함양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특별법 이름(5ㆍ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서도 5.18은 따라붙었다. 사실 5.18은 관용적으로 굳어졌을 뿐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5월27일 새벽 전남도청이 계엄군 손에 넘어갈 때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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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폭동'과 같이 해괴한 표현이 나온 이유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여러 배경이 있겠지만 사회적 합의에 따라 사건의 성격에 맞는 이름을 짓지 못하고 날짜로 불러온 관행과 결코 무관치는 않다.
이제라도 '5.18'을 없애는 건 어떨까. '광주 민주화 운동' 등 역사적 사건의 본질에 맞는 이름으로만 부르는 것이다. 39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일각에서 '빨갱이들의 폭동'으로 여기는 게 현실이다. 미래만 보고 나아가도 모자랄 판에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얼마나 소모적인 싸움이 벌어지는가. 안타깝고 기막힌 일을 그렇게라도 해소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