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하사탕'에서 김영호 역을 연기한 배우 설경구. / 사진=영화 '박하사탕' 스틸컷.](https://thumb.mt.co.kr/06/2019/05/2019051614047633140_1.jpg/dims/optimize/)
중년 남성의 인생을 다룬 영화를 10대가 공감할 리 없었다. "돈 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쯤 총성이 울려 퍼졌다. 총알은 무고한 소녀의 몸에 파고들었다. 영화 초반 "나 돌아갈래"를 외치던 영호(설경구 분)가 떠올랐다.
우리는 '운동'을 모른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착한 후 대학에 입학했다. 누구도 대학에서 '운동'을, '독재'를 말하지 않았다. 대학 등록금 인하를 외치는 학생회장 후보에 표를 던졌다. '삼포 세대'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 투쟁이 최대 관심사였다.
'5·18'도 그렇다. 광주에 간 적은 있으나 금남로나 전일빌딩의 의미는 알 수 없었다. 영화 속 한국전쟁이나 임진왜란과 다르지 않다.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를 있게 한 역사적 사건이지만 30대가 알고 있는 '5·18'이다.
그럼에도 눈물이 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5·18' 희생자 가족을 끌어안는 장면을 보면서다. '박하사탕'에 흘렸던 그 눈물이다. 국가 폭력에 남편을, 아내를, 자식을 잃은 슬픔에 대한 공감이다. 한국전쟁 때 생이별한 가족이 상봉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느끼는 보편적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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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에 대한 30대의 분노 역시 이같은 보편적 감정을 기반으로 한다. 사회적 합의 끝에 아프고, 빛나는 역사가 된 '5·18'. 39년 전 '5·18'을 정치판에 소환하는 일은 이제 멈출 때도 됐다.
![[나의 5·18]시작은 '박하사탕'이었다](https://thumb.mt.co.kr/06/2019/05/2019051614047633140_2.jpg/dims/optim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