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올레드·QLED TV 누가 사나…신혼부부·3040 지갑 열어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5.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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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QLED'야 'OLED'야]⑤55인치 프리미엄TV 100만원대로 떨어져…젊은층 취향 저격

편집자주 프리미엄 TV 시장을 놓고 가전업계 양대 축인 삼성과 LG의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케팅 전면에 내걸고 있는 'QLED'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대해선 '정보'보단 '주장'만 난무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QLED TV'와 '올레드 TV'의 속살을 샅샅이 들여다봤다.

15일 오후 서울역 롯데하이마트에 LG 올레드 TV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15일 오후 서울역 롯데하이마트에 LG 올레드 TV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요즘 올레드 TV 55인치 많이 나가요. 욕심 좀 부려서 65인치 하시기도 하고요."

15일 용산 전자랜드 매장. 대표 가전 양판점인 이곳의 판매원은 신혼 가전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LG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현재 시중 TV 제품군에서 가장 고가의 모델. 30대가 사기에 너무 비싼 모델이 아니냐고 묻자 고개를 젓는다.

이 판매원은 "지금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올레드 TV 중에서도 AI(인공지능) 기능이 빠진 구형은 행사가로 55인치에 189만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65인치 이상은 모델별 가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같은 날 방문한 서울역 롯데하이마트 매장 판매원도 프리미엄 TV를 추천했다. 판매원은 "요즘 TV는 큰 것을 많이 산다"며 "고급형 모델로는 삼성전자 QLED TV, LG전자 올레드 TV가 있는데 혼수는 평생 한 번이라 고급모델을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국 TV 등 저가 제품은 없느냐는 질문에 "있는데 진열은 안 돼 있다"며 "비(非)브랜드 제품은 55인치가 80만원대 중반"이라고 답했다. 한 고객이 어르신이 쓸 40인치대 TV를 찾자 다른 쪽에서 대우전자의 40만원대 제품을 찾아서 보여줬다.



이들 양대 가전양판점에선 삼성전자, LG전자의 최신형 TV가 주로 판매되고 있었다. 전자랜드는 JVC, 아남 등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지만 중국산 TV는 취급하지 않는다. 자체브랜드(PB)를 통해 중국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TV 등 중저가 제품을 선보이는 이마트 역시 프리미엄 TV 판매가 돋보인다.

15일 오후 용산 전자랜드에 마련된 삼성 브랜드관에 삼성전자 QLED 8K TV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15일 오후 용산 전자랜드에 마련된 삼성 브랜드관에 삼성전자 QLED 8K TV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이마트에 따르면 LG 올레드 TV와 삼성전자 QLED TV 매출은 지난해 280% 성장한 데 이어 올해(1~3월) 103% 성장했다. 매출 비중은 2017년 13%에서 지난해 40%로 3배 이상 성장하더니 올해는 50%를 넘어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가전제품 수요도 줄어드는 만큼 유통업체는 제품을 프리미엄화해서 차별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TV의 대중화는 실질적인 가격 하락에 더해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가심비')을 중시하는 소비패턴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형 LG 올레드 TV·삼성 QLED TV 가격은 지난해 신모델 대비 각각 30%, 20% 낮아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에 판매량이 올라간다"며 "최고가인 LG 시그니처 TV나 삼성 8K TV는 예외이지만, 올레드 TV와 QLED TV의 실질적인 판매량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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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영상 소비가 잦고 기술 만족도를 중시하는 젊은층 취향을 사로잡은 것도 프리미엄 TV의 인기 요인이다. 지난해 혼수로 65형 LG 올레드 TV를 구매한 김모씨(34)는 "한번 사면 오래 쓰기에 가격보다 품질을 보고 선택했다"며 "프로모션과 할인혜택을 받아 구매했는데 현재까지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TV는 한 달 이상 제품을 살펴본 후 사는 경향이 있다"며 "밀레니얼 세대는 어려서부터 LCD TV를 경험해본 이들로, 기술 다운그레이드를 꺼리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TV 시장이 대형화·고급화되면서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 양판점도 고급화하는 사이, 중저가 TV는 온라인이나 일부 특화된 할인매장으로 판매채널이 양분되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에 위치한 소형 개인 매장에는 최고급형 TV는 들여놓지 않고 저가형 모델이나 중소기업 TV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코스트코는 양극화된 국내 TV 시장에서 틈새전략으로 재미를 본 케이스다. 코스트코는 지난해부터 중국 TCL의 65인치 UHD TV를 60만원대에 판매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TCL 국내 총판을 맡은 유이테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매량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높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며 "TCL TV는 중국산이지만 싸기만 한 게 아니고 글로벌 TV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할 만큼 품질이 좋다. 진정한 의미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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