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역 롯데하이마트에 LG 올레드 TV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15일 용산 전자랜드 매장. 대표 가전 양판점인 이곳의 판매원은 신혼 가전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LG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현재 시중 TV 제품군에서 가장 고가의 모델. 30대가 사기에 너무 비싼 모델이 아니냐고 묻자 고개를 젓는다.
이 판매원은 "지금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올레드 TV 중에서도 AI(인공지능) 기능이 빠진 구형은 행사가로 55인치에 189만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65인치 이상은 모델별 가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중국 TV 등 저가 제품은 없느냐는 질문에 "있는데 진열은 안 돼 있다"며 "비(非)브랜드 제품은 55인치가 80만원대 중반"이라고 답했다. 한 고객이 어르신이 쓸 40인치대 TV를 찾자 다른 쪽에서 대우전자의 40만원대 제품을 찾아서 보여줬다.
15일 오후 용산 전자랜드에 마련된 삼성 브랜드관에 삼성전자 QLED 8K TV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프리미엄 TV의 대중화는 실질적인 가격 하락에 더해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가심비')을 중시하는 소비패턴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형 LG 올레드 TV·삼성 QLED TV 가격은 지난해 신모델 대비 각각 30%, 20%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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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에 판매량이 올라간다"며 "최고가인 LG 시그니처 TV나 삼성 8K TV는 예외이지만, 올레드 TV와 QLED TV의 실질적인 판매량은 늘었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TV는 한 달 이상 제품을 살펴본 후 사는 경향이 있다"며 "밀레니얼 세대는 어려서부터 LCD TV를 경험해본 이들로, 기술 다운그레이드를 꺼리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TV 시장이 대형화·고급화되면서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 양판점도 고급화하는 사이, 중저가 TV는 온라인이나 일부 특화된 할인매장으로 판매채널이 양분되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에 위치한 소형 개인 매장에는 최고급형 TV는 들여놓지 않고 저가형 모델이나 중소기업 TV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코스트코는 양극화된 국내 TV 시장에서 틈새전략으로 재미를 본 케이스다. 코스트코는 지난해부터 중국 TCL의 65인치 UHD TV를 60만원대에 판매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TCL 국내 총판을 맡은 유이테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매량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높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며 "TCL TV는 중국산이지만 싸기만 한 게 아니고 글로벌 TV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할 만큼 품질이 좋다. 진정한 의미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