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확실성 시대…빛 발하는 '안전자산 재테크'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9.05.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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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이달 14일만에 '채권형 펀드' 1.5조원 유입…KRX 금시장 평균 거래량 전달보다 66%↑…전문가 "주식 줄이고 연기금 자산배분 참고"

"증시 불확실성 시대…빛 발하는 '안전자산 재테크'


대내외 변수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식에서 빠져나간 자금들이 채권, 금, 달러 등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에 있어 수익을 내는 것못지 않게 자산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수익률 방어를 위한 재테크 안전판 마련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다.


◇높아진 변동성, 주목 받는 안전자산=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채권형 펀드(공·사모)로 1조5077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 7693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채권형 펀드는 주식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 변동폭이 완만하고, 만기기대수익률이 높은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한 미중 무역분쟁이 올 들어서도 이어지며 글로벌 증시 불안요소로 작용하자 채권형 펀드에는 연초부터 자금이 몰렸다. 5개월째 순유입세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되면서 순유출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일 평균 금 거래량은 3만6500g으로 전달(2만2000g)보다 66% 증가했다. 금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금 값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16일 장중 1g당 4만9790원까지 치솟은 금 값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중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골드바 판매율은 올해 들어 매월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달에는 한달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금 선물 등에 직접 투자하는 금 펀드 역시 연초 이후 15억원 가량이 들어왔다. 이밖에 달러 채권에는 연초 이후 넉달만에 44억달러 넘게 돈이 몰리면서 지난해 하반기 유입된 금액(42억달러)을 넘어섰다.

◇돌아온 안전자산의 시대, 당분간 '지속'=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레이트 사이클'(Late Cycle, 경기 확장기의 후반국면)에 진입하면서 안전자산의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고 진단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와 장·단기 금리차 축소로 관련 시그널이 감지됐고 유로존 경제도 제조업 경기 하강, 높은 정부 부채와 브렉시트 등 유로존 정치 사회 이슈로 경기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판단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 레이트 사이클 국면에서는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수익률과 안정성 확보에 나선다"며 "금과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둘 다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관련 투자 상품들은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최근 한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가 -6.5%의 수익률로 손실을 내는 동안 국내 채권형 펀드는 0.2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과를 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역시 이 기간 중 -3.24%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해외 채권형 펀드는 0.59%의 성과를 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산 배분 관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이 낮은 해외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꼭 필요하다"며 "일반 투자자의 경우 연기금 등의 자산배분 비중을 참고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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