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올 것은 다 나왔다…5월은 매수 타이밍?"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5.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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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실적부진·美·中무역갈등' 불확실성은 이미 반영…외국인은 남아있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단기 급락분을 일부 회복했다. 무역협상에 대한 서로 다른 전망 속에서도 시장에서는 '5월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0.94포인트(0.53%) 오른 2092.78에, 코스닥은 19.44포인트(2.74%) 오른 729.6에 마감했다. 무역갈등 상황이 격화되며 급락한 지수는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일부 회복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 마디에 울고 웃는 증시 행보가 반복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과 중국의 결사항전 기류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 것은 분명하고, 무역협상 시나리오로 본다면 '제한적 관세부과 및 중국 보복조치 발동, 중장기 협상 과정 지속'에 한발 다가 가는 상황 변화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 무역협상 전망은 다르지만…'5월 바닥론' 솔솔



미·중 무역협상을 바라보는 시장의 전망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서로의 간극을 확인한 만큼 장기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반면, 양국의 경제적, 정치적 상황을 봤을 때 정반대의 시각도 나온다. 서로 다른 시각 속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같은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신동준 KB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당분간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양국은 각각 내수부양책을 적극적으로 가동하며 심리 위축을 방어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2000에서 제한될 것이고, 오히려 하단에서는 단기 매수에 나서볼 만하다"고 봤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미국의 관세인상과 중국의 보복관세가 양국의 성장률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은 점 △미국이 이번에 추가 관세 부과하지 않은 3250억 달러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상당한 충격이 예상되는 만큼 양국은 오히려 빠른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점 △이 때문에 미국이 추가관세 인상은 쉽게 꺼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신 연구원은 "추가관세와 기업의 직접제재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미국의 압박 카드들은 대부분 나왔다"며 "양국은 각각 내수부양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분기 실적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이슈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5월 전후가 주가의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시장은 진입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향후 예상되는 시장의 흐름을 고려하면 가격이 가장 싼 시기가 될 것"이라며 "추가 하락도 가능하지만, 정도는 깁지 않고 기간은 길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봤다.

◇ 원·달러 환률 급등에도 외국인 매도 움직임 제한적

외국인들이 매매 행태 역시 '5월 바닥론'을 뒷받침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외국인이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며 5월 들어 매도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뚜렷한 매도 징후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주목했다.

윤 연구원은 "5월 들어 무역분쟁이 다시 불거지며 외국인이 매도하고 있지만,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비중 조정 이슈가 동시에 걸려있는 시기라는 점, 1~4월 매수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히 조심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며 "이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1, 2분기가 바닥이 될 확률이 높다는 시각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7조1663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지난 4월 말까지 7조696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5월 들어서도 미·중 무역협상 갈등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8일까지 427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9일 이후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303억원 어치를 팔았지만, 코스닥에서는 72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윤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양국의 경제적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에 둔화된 미국과 중국의 산업 경기 회복을 견인할 업종과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업종의 교집합 영역에 있는 업종이 중장기 방향성의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 역시 "미·중 무역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글로벌 교역환경의 와해적 상황변화가 유인되며, 한국 경제·산업, 수출 기업의 설 자리가 모조리 구축되는 것이 아니라면 현 시장은 펀더멘털 조정이 아닌 심리적·수급적 언더슈팅(Undershooting·단기 급락 움직임) 과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현 레벨은 팔 자리가 아닌 살 자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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