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IPO 시장 '화두' 된 플랫폼…성장성에 '베팅'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5.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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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대어' 노린 장기투자·재투자 증가세…"플랫폼 투자경쟁 치열"

장외시장에서 성장 길목을 장악한 플랫폼 기업의 '몸값'이 점차 오르고 있다. 플랫폼은 사전적 의미는 '승강장'이지만 보완적인 파생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제조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뜻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FAANG'으로 일컫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이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으로, 국내 기업 역시 이들 같은 폭발적인 성장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1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플랫폼 개발사 직방은 이달 내로 50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직방은 2015년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기존 투자자 측에 우선적으로 투자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6000억원 수준 밸류에이션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직방의 기업가치는 이보다 소폭 상승했다. 직방은 지난해 매출액 415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직방은 지난 2015년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에서 38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알토스벤처스, 블루런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 10여곳의 VC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투자 논의 과정에서 직방의 기업가치, 투자규모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높아졌다"며 "기존 투자자 상당수가 이번 프리 IPO(기업공개)에 다시 참여하면서 회사의 비전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인공지능) 플랫폼업체인 마인즈랩 역시 지난달 18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마무리했다. 회사는 이번 프리IPO 투자에서 93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73억원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프리 IPO에는 기존 투자사인 BSK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이외에도 신규 투자사로 IBK-NH 스몰자이언트 사모펀드(PEF)와 큐캐피탈, 하나금융투자, 중소기업은행, BNK캐피탈, ETRI홀딩스 등 총 8개사가 참여했다. 마인즈랩은 AI플랫폼 마음AI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고객센터 서비스, 마음 챗봇, 스마트팩토리, AI영어교육 서비스 등을 운영하며 KEB하나은행, LG유플러스 등이 주요 고객사다.

모바일 애드테크 기업인 IGA웍스는 올 2월 185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마무리하면서 포스트 밸류(Post Money Value, 투자후 기업가치) 기준 1500억원을 인정받았다. 투자에 참여한 벤처캐피탈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퀀텀벤처스코리아 등이다.

IGA웍스는 애드브릭스, 트레이딩웍스 등 데이터 기반 마케팅에 필요한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모바일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유망 플랫폼기업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이유는 기존 제조업 대비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유동성 공급자로 참여하는 투자기구가 늘어나면서 장외시장 전반에 자금이 넘쳐나는 것도 부가적인 이유 중 하나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최근 업종 불문하고 플랫폼 1위 기업에는 프리 IPO 자금이 몰리는 추세"라며 "당장 IPO(기업공개)까지 가지 않아도 후속투자를 통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한 비상장 IT업체 대표는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IPO를 위해 무리하게 흑자경영을 하기보다는 현시점에선 신규 비즈니스 개발이나 외형 성장에 과감하게 투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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