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코스닥行 봇물…공모시장 분위기는 '글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5.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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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젠텍 수요예측 첫 두자릿수 경쟁률로 흥행 부진…이전상장 기업들, 주가 지지부진 "기대감 높지 않다" 평가

코넥스→코스닥行 봇물…공모시장 분위기는 '글쎄'


올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코넥스 기업이 봇물 터지 듯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상장 성공률이 높지 않은 데다 이전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편이라 IPO(기업공개) 시장의 주력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코넥스 기업은 총 8개(스팩합병 포함)로, 지난해 같은 기간 5개보다 60% 증가했다. 현재 다수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 중인 만큼 앞으로도 예비심사 청구 기업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코넥스 기업이 증가하는 이유는 공모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이전상장 제도 개편 등이 꼽힌다.

우선 코넥스 규정 개정으로 지난 4월 22일부터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에 대한 신속이전제도가 확대 적용됐다. 코넥스 시가총액 2000억원, 공모 후 기준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매출액, 영업이익, 자기자본이익률(ROE) 등과 상관없이 신속이전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코넥스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고 이전상장 규정을 개편하면서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 수요가 늘어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또 코스닥벤처펀드 등으로 공모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진 점, 2013년 코넥스 시장 개장 뒤 시간이 지나며 상장 기업의 역량이 높아진 점도 이전상장 증가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넘어간 기업 중 눈에 띄는 성공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공모 시장에서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높지 않다. 실제로 현재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공모절차를 밟고 있는 수젠텍 (5,710원 ▲50 +0.88%)은 이달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올해 첫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공모절차를 밟아 코스닥 이전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4곳으로, 지노믹트리 (19,930원 ▲290 +1.48%)만 시가총액 1000억원을 넘는다.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들의 주가 흐름 역시 대체로 평이한 편이다.

이는 코넥스 시장 특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코넥스는 통상적으로 바로 코스닥 입성이 쉽지 않은 기업이 상장하는 시장으로 여겨진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외형이나 이익 규모, 시가총액, 거래규모 등 요건이 코스닥에 못 미친다. 이미 코넥스에서 거래가 가능했기 때문에 공모 시장에서 느끼는 '신선함'도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코넥스 상장 기업이 코스닥 이전상장 때 공모 과정을 거치지 않는 스팩합병을 자주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스닥 이전상장을 청구한 기업의 심사 승인율이 평균보다 낮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코스닥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10개(공모를 거치지 않는 스팩합병 제외) 중 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5개로, 성공률이 50%다. IPO 시장 평균보다 한참 낮다. 코넥스에서 수천억원의 시가총액을 형성한 툴젠 (65,700원 ▲3,000 +4.78%)노브메타파마 (20,500원 ▲450 +2.24%)가 나란히 심사를 철회해 주목을 받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가격을 100%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코넥스 기업이 공모에 나설 경우 밸류에이션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며 "전통적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넘어가는 기업에 대한 공모 시장의 관심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스타 기업의 등장 여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젠텍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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