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경조사는 단연 '돌잔치'다. 같은 조사에서 직장인이 참석을 꺼리는 경조사 1위에 '평소에는 왕래 및 연락도 없다가 뜬금없이 초대해 오는 결혼식이나 돌잔치'(55.5%)가 올랐다.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21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부담을 느낀 경조사가 '돌잔치'라고 답한 응답자 23.9%로 가장 많았다.
직장인 윤모씨(28)는 "얼마 전 같은 팀 과장님 아들 돌잔치를 다녀왔다. 왕복 3시간 거리였다. 돈만 보내고 싶었는데 직속 상사라 안 갈 수 없었다. 직장인에겐 주말 한 시간 한 시간이 소중한데.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정말 화가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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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30을 중심으론 '돌잔치 초대는 민폐'라는 인식이 자리잡고있다. 결혼, 자녀 계획등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품앗이'인 경조사비를 돌려받받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
직장인 이모씨(27)는 "결혼 생각이나 의사가 없는 이들에겐 결혼식, 돌잔치 등 경조사비가 큰 부담이다. 그래도 결혼식까진 축하하는 마음으로 축의금을 낼 수 있다. 그런데 돌잔치는 좀 그렇다. 주변 친구들도 돌잔치는 정말 반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대학원생 정모씨(29)는 "돌잔치는 초대하는 사람이 이기적이다"라며 "돈 때문에 부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한 지인은 애 돌잔치 때 봉투 든 손가방 보여주면서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돌잔치 초대가 민폐라는 인식이 강해지며 최근에는 가족 등 소규모 인원만 초대하는 '작은 돌잔치'가 유행하고 있다. 기성세대와 달리 경조사 문화에 피로감을 느끼는 젊은 층 사이에선 돌잔치를 간소한 가족 식사로 대체하기도 한다. 돌잔치를 아예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배우 소이현은 한 방송에서 "첫째 땐 크게 돌잔치를 했다. 둘째까지 크게 하면 민폐라고 생각해 서른명만 모셔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업주부 고모씨(35)는 "작년에 아들 돌잔치를 간단히 했다. 돌상은 대여하고 집에 직계 가족만 불러서 밥 먹고 끝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박모씨(29)는 "돌잔치 하고 말고는 개인의 자유다. 가족끼리 하는 게 좋은 것 같긴 하지만 다른 사람도 초대할 순 있다고 생각한다. 단, 안 간다고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