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럼라인생명과학, "아프리카돼지열병, DNA백신으로 잡는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9.05.16 07:00
글자크기

美 이노비오와 DNA백신 공동개발 협약 체결…"유전자 코드 활용만으로 개발 가능"

100% 폐사율을 보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 정육매장에서 한 관계자가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국내 삼겹살 가격은 한 달 새 17%가량 급등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100% 폐사율을 보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 정육매장에서 한 관계자가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국내 삼겹살 가격은 한 달 새 17%가량 급등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플럼라인생명과학, "아프리카돼지열병, DNA백신으로 잡는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예방할 수 있는 DNA백신 개발에 나선다.

플럼라인생명과학 (6,150원 ▼40 -0.65%)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모회사인 이노비오(INOVIO)와 함께 아시아 주변 국가에 급속도로 번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예방하는 DNA백신을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노비오는 고 위험성, 난치성 전염병 백신을 개발하는 미국회사로, 빌게이츠 재단, 미국방성 산하 연구·개발 전담 기구인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DARPA), 전염병 대비 혁신 연합 (CEPI) 등에서 총 1000억원을 웃도는 연구자금을 지원받아 지카, 에볼라, 메르스 등의 전염병 백신을 임상중이다.



이노비오는 같은 기술을 이용해 동물 DNA백신을 연구·개발하는 플럼라인생명과학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이노비오는 플럼라인생명과학의 지분을 약 15% 소유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폐사율이 100%이나 아직 전세계적으로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최근 중국 133건, 몽골 11건, 베트남 211건, 캄보디아 7건 등 아시아 4개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고, 국내 휴대 축산물에서도 관련 유전자가 7회에 걸쳐 15건이나 검출돼 검역 당국도 긴장한 상황이다. 국내에 전염될 경우 지난해 기준 7조원 규모의 국내 돼지 생산 산업은 붕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이나 치료제는 1960년대부터 생백신을 이용해 개발하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전염성이 강하다보니 기존 방식대로 바이러스를 가져와 약독화 또는 사독화해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다. 결국 전세계적으로 국경 통제에 의한 방역활동으로 전염을 차단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책이 되고 있다.

하지만 DNA백신은 바이러스가 없어도 개발이 가능하다. 해당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 즉 DNA의 염기서열이 이미 OIE(국제수역사무국)에 보고돼 있기 때문이다.

DNA백신 개발의 선구자인 조셉 김 박사(이노비오의 설립자)는 "DNA백신은 전염성이 전혀 없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DNA 시퀀스)만 활용한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이 전염성 강한 질병에 대해서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노비오는 2016년 브라질 월드컵 대회 전에 남미대륙에서 창궐했던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DNA백신을 개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개발을 시작한지 9개월 만에 동물실험과 전 임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 사람에게 접종할 수 있는 FDA 임상1상을 시작, 현재까지 수천명에게 접종했으나 부작용은 없었다.

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는 "전세계 양돈 산업을 위협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대한 DNA백신을 이른 시일내 개발하겠다"며 "지금처럼 전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팬데믹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예방접종이 신속한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8년 8월초 중국에서 처음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최근 중국 최남단 하이난에서도 발병해 31개 성·시·자치구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