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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데이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5월14일 미국에서 꽃 가게를 운영하던 마크 휴즈가 가게 안의 모든 장미를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하면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로즈데이를 기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정일을 'OO 데이'로 명명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은 '로즈데이'에 그치지 않는다. 매달 14일은 비공식적인 기념일로 정해져 있으며 이를 '포틴(fourteen) 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인에게 초콜릿과 사탕을 각각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2월14일)'와 '화이트데이(3월14일)'가 대표적이다.
매년 1월14일은 연인끼리 서로 일기장을 선물하는 '다이어리 데이', 4월14일은 연인이 없는 사람끼리 짜장면을 먹는 '블랙데이'이며 6월14일은 연인끼리 키스를 나누는 '키스데이'이다. 또 연인끼리 은반지를 포함한 은제품을 선물하는 '실버데이(7월14일)'와 산림욕을 하면서 무더위를 식히는 '그린데이(8월14일)'도 있다.
이외에도 '삼겹살데이(3월3일)', '오리데이(5월2일)', '사과데이(10월24일)' 등이 있다. 이처럼 특정한 선물을 주고받는 비공식적인 'OO 데이'는 30여일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OO 데이'의 상당수는 '로즈데이'처럼 유래가 불분명하다. 일부 기업이 특정 기념일을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하면서 이를 부담스럽게 인식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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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인 '알바천국'이 2017년 20대 회원 32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7.6%가 '(빼빼로데이에) 빼빼로 구매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26.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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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OO 데이'에 부정적 여론…반론도 있어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는 특정 기념일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2015년 직장인 851명을 대상으로 '빼빼로데이와 밸런타인데이 등 각종 기념일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상술에 놀아나는 것 같아 마음은 좋지 않다"는 응답이 과반인 56.7%에 달했다.
반면 '특정 데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15년 '데이 마케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성의 42.3%와 여성의 56.3%는 '적절히 즐기면 좋은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OO 데이'가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은 만큼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선물을 주고 받으며 다양한 활동을 즐기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역사학자인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2014년 JTBC의 '정관용 라이브'에 출연해 'OO 데이'에 대해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세시풍속이 사라졌다. 명절이 없다는 것은 일상이 단조로워졌다는 것이고 그래서 억지로 수많은 데이들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상술인데도 사람들이 따라간다. 전통과 분리된 삶을 살아왔던 하나의 부작용으로 생각되는데, 궁극적으로는 우리 전통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상술과 좀 떨어진 그런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