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실제로 그런 이상한(?) 멘토링 실험을 하는 그룹이 있다. 국내 1위 리조트그룹 대명그룹이다. 대명그룹은 최근 ‘리버스 멘토링 동상일몽’(이하 ’리버스 멘토링‘)을 진행했다. 말 그대로 직원이 임원을 멘토링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시작하자 두 젊은 신입사원이 용감하게도 서준혁 부회장(40)을 멘토링하겠다고 나섰다. 젊은 패기로 똘똘 뭉친 대명그룹 신규사업팀 강동호 매니저(30)와 개발사업팀 신의철 매니저(28)가 주인공.
일본 1인 가구 문화 탐방을 위해 찾은 도쿄의 지하철의 강동호 매니저(왼쪽 첫번째부터), 신의철 매니저, 서준혁 부회장 /사진제공=대명그룹
최근 리조트의 주요 고객층은 가족 단위에서 1인 가구 등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그 중심에는 경제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M세대가 있다. 대명그룹 전체 직원 중에서도 M세대의 비율이 절반에 달한다.
대명그룹 관계자는 “M세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기획했다“며 ”대명그룹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리버스 멘토링은 M세대 직원 2명이 직접 멘토링할 임원 1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 부회장을 비롯해 김정훈 대명홀딩스 사장, 최주영 대명호텔앤리조트 사장, 권광수 대명코퍼레이션 (535원 ▲8 +1.52%) 사장 등 각 계열사 임원과 직원 114명이 총 38개팀을 꾸려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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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매주 만나 패션, 뷰티, 푸드 등 각종 밀레니얼 콘텐츠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로 제출했다. 매주 밀레니얼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고 이를 멘티 임원에게 소개하는 것이 멘토 직원의 주 임무다. 이들은 해당 장소에서 콘텐츠를 경험하고 의견을 나눈 뒤, 실제 대명리조트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일본 도쿄 오다이바의 '팀랩 보리더스' /사진제공=대명그룹
특히 세 사람은 일본의 팀랩 보더리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팀랩 보더리스는 1만㎡ 규모의 미로 같은 공간에 만들어진 5개 테마에서 미디어 아트를 체험하는 디지털 전시회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관광명소가 됐다.
관람객들이 단순히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로 찍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공유하면서 빌딩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모객을 위한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리조트 사업에 제격인 이벤트였다.
서준혁 부회장이 제안한 셀프 스튜디오 기획안의 비즈니스 모델 /사진제공=대명그룹
서 부회장은 멘토링 기간 중 자신의 첫 직장인 호텔신라의 인턴 생활, 연애와 결혼 과정 등 들려주며 오너가 아닌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강 매니저는 ”평소 접하기 힘든 오너다 보니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고민을 하는 레저 산업의 동료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앞으로 서 부회장과 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사내 라이브 방송’이다. 신 매니저는 “‘직원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라는 주제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원의 고민을 듣고 바로 답하는 시간을 마련해보고 싶다”며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다른 직원들도 서 부회장과 벽을 허무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대 데님 브랜드 랩원오원의 무인스토어를 방문한 신의철 매니저(왼쪽)와 서준혁 부회장 /사진제공=대명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