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 '재점화'…'환노출형 ETF'가 대안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9.05.12 15:25
글자크기

환노출형 ETF, 원달러 환율 상승 따른 헤지 효과…대표 안전자산인 '금 ETF'도 주목할 만

미·중 무역협상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글로벌 무역분쟁이 재점화한 가운데 증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한국에서도 ETF(상장지수펀드)를 중심으로 환매 러시가 이어지며 자금이 유출되는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위험 자산군에 대한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여러 지역과 자산을 담은 환노출형(UH) ETF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무역분쟁처럼 예측이 어려운 국제 정세 리스크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때는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헤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펀드시장에서 ETF에 최근 4주 전 약 15억원이 순유입됐으나 3주 전 801억원 순유출로 반전했다. 2주 전에는 363억원, 1주 전에는 146억원이 각각 순유출되면서 자금 이탈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단기간 내 자금이 몰리면 승승장구했던 국내 ETF에서 이처럼 자금이 빠르게 유출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추가 부과 발언 여파로 재점화한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선진국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한국 증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펀드 자금은 한국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를 투영해 ETF 중심으로 자금 유출을 기록 중"이라며 "개별 기업의 실적 등 미시적인 요소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재발발은 한국 증시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상황에선 다양한 지역과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되 원·달러 환율 변동에 노출하는 투자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위험 자산군의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는 구간이지만 동시에 환율도 급등하는 만큼 원화로 수익률을 환산하면 가격 하락폭이 상쇄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헤지 효과'다.

지난 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69.4원으로 3월 말(1135.1원) 대비 34.3원 오르며 0.28%의 변동율을 보였다. 전달 대비(0.21%) 가파른 상승 폭이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도 증시 불안기 유망한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금 가격은 주식 등 다른 위험자산들과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불확실성 이슈들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투자매력도는 부각되며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iShares Gold ETF는 금에 직접 투자하는 ETF 중 가장 대중적인 상품으로 운용 보수가 낮고, 유동성, 추적 오차, 규모 등 현 상황에서 투자에 적합해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