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G2 무역협상…관망세 짙어진 시장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5.0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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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美 '관세 추가 인상' 예고에 '보복' 맞대응 나선 中…협상 결과 따라 흐름 바뀔 것

도널드 트럼프 협상 결렬 기자회견 / 사진=김창현 기자 chmt@도널드 트럼프 협상 결렬 기자회견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긴장감에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혼조세를 보였다. 시장은 미국의 대중 관세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비하면서도, '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 이번주 양 측의 협상 결과가 나오는 만큼 그 전까지는 관망심리가 시장을 지배할 전망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8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01% 오른 2만5967.33을 나타냈지만,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16% 내리며 2879.42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0.26% 떨어진 7943.32에 마감했다.



중화권 증시 역시 약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 내린 2893.76에 거래를 마쳤다. 선전성분지수는 0.96% 하락한 9002.53을, 창업판 지수는 1.48% 하락한 1481.87을 각각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관보를 통해 오는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히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내용을 공식화했다. 9~10일 워싱턴 D.C.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진행되기도 전 미리 관세 인상을 못 박은 셈이다.



이에 대해 중국도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이 무역분쟁에서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응할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미국의 관세 정책은 모든 국가들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중국도 부득이하게 보복 조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고조되는 긴장감에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황이지만, 시장에서는 '무역전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관세 예고일인 10일이 얼마 남지 않기때문에 실제로 관세를 인상할 수 있지만, 협상 기간이 연장되거나 협상 타결 후 관세 인상을 철회할 것이란 전망에 시장을 무게를 두고 있다.

한지영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미국의 10일 대중 추가 관세 인상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관세 인상 예고일인 10일까지 쟁점 사안들을 조율하기 위한 시간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10일 미국의 대중 관세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관세 인상 후 중국의 보복 관세 및 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무역전쟁 개시 이후 미국은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중국은 주요 경제지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던 사례를 고려할 때 양국이 재차 자국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일단 관망하는 모양세다. 하건영·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주 초반 가파은 조정세에서 벗어났지만 관망심리가 짙어지면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경기 및 금융시장 흐름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사태로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올테니, 불확실성 해소를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이번 주에 타결이든 부결이든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여 무역협상 지연 불확실성은 오히려 해소될 것"이라며 "또한 지난 주 합의안 초안이 나왔었고, 이를 수정했던 중국이 한발 물러선다면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때문에 이번 이슈가 주식시장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해 악재성 재료로 부각될 가능성은 일부 완화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증시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 속에 장중 상승하기도 했으나, 장 막판 불확실성 여파로 혼조 마감한 것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이라며 "돼지 가격 상승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장중에 발표되는 중국의 물가지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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