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동물보호단체 PETA가 공개한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 실험을 당하는 실험 비글의 모습. 침을 질질 흘리던 비글은 곧 맥없이 쓰러진다. 그러나 끝까지 실험자에게 짖지도 반항하지도 않는다. /사진제공=PETA
흔히 '악마견'이라 불리는 비글은 알고 보면 온순하고 낙천적인 천성을 지녔다. 사람을 잘 물지 않고 안 좋은 일은 쉽게 잊어버린다. 아이러니하게도 비글의 이러한 '착한' 성격은 비글이 온갖 실험에 활용되는 이유가 된다.
지난달 30일 수년째 실험 비글을 구조해 보호하고 있는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54)와 얘기를 나눴다. 유 대표는 "비글은 주로 마취제나 진통제를 투여하는 수술이나 실험에 쓰인다"며 "약물이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마취를 하지 않고 수술이나 실험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실험을 마친 비글이 보호소에 오면 트라우마가 굉장히 극심합니다. 한 자리에서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돌거나 사람이 다가가면 꼬리를 감추고 숨기도 합니다. 특히 실험 비글들이 공통으로 보이는 현상은 짖지 않는단 겁니다. 짖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