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스팩합병을 청구한 기업은 총 6개사로 지난해 거래소 승인 후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까지 합하면 총 7개사(심사 철회 2개사 제외)가 스팩 합병을 추진 중이다. 올해 스팩합병을 완료한 기업으로는 반도체 테스트기업인 네오셈이 유일하다.
이처럼 스팩합병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그만큼 중소 비상장사에 코스닥 상장 '문턱' 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IB 업무 담당자는 "수년간 IPO를 함께 준비했던 기업이 돌연 스팩 상장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주관사를 교체했다"며 "공모 절차에 부담을 느껴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스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스팩합병을 준비하는 기업 중 4개사인 △줌인터넷 △포인트엔지니어링 △알로이스 △자비스는 코넥스 상장사다. 코넥스기업이 신속이전상장을 지원하는 특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팩상장을 택한 것도 상장 제도의 '허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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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신속이전 상장제도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경우 질적 심사 중 기업계속성심사를 면제하고 심사기간을 45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 기업 상당수가 거래소 심사보다 회계감리에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코스닥 일반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와 큰 차별화가 되지 않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스팩 수요 증가에 대비한 스팩 상장 역시 증가세다. 올해에만 11개 스팩이 상장예심을 청구했다. 스팩은 상장 후 2년 6개월 안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넥스기업이 코스닥 이전상장 대신 스팩을 선택한 이유는 절차상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며 "유동성 부족으로 현재 코넥스 거래가격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