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가속화…중소형株 모멘텀 커진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5.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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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마켓리더 시점]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 부장

편집자주 주식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더해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은 깊어만가고 있다. 호재가 악재가 되고, 다시 악재가 호재가 되는 시장에서 냉정하게 투자의 방향을 잡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을 만나 주식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 부장 / 사진제공=외부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 부장 / 사진제공=외부


"전 세계가 비즈니스 모델 변혁 시기에 있다. 4차 산업혁명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소형주 모멘텀이 커질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 연구원(부장)은 보수적인 증권가에서 '사이다 리포트'를 내놓기로 유명하다. 보기 드문 소신 발언에 기업들 항의도 빗발치지만 아랑곳 없이 외길을 간다. 지난 2016년 삼성SDS가 물류부문을 인적분할하려다 취소했을 때는 '주주는 인질이 아니다'라는 리포트를 통해 삼성그룹 소통방식을 지적, 항의전화를 받기도 했다.

지주사와 스몰캡, 양 극단의 주식을 동시에 다루는 유일한 애널리스트로서 시대를 꿰뚫는 트렌드와 유망 중·소형주를 지속 발굴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주주총회 시즌까지 지속된 지배구조 이슈 역시 그가 끌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주주가 되기 쉬운 나라'라는 날카로운 제목의 리포트에서 그는 현대그린푸드 (4,615원 ▲5 +0.11%), 대림산업 (49,600원 ▼500 -1.00%), 한진칼 (58,400원 ▲400 +0.69%) 등을 선제적으로 다뤘고, 이들은 차례로 지배구조 개선 타깃이 됐다.



이 연구원은 "주식회사에서 소수 지분으로 100% 지분을 가진 양 행동해온 경영진들이 한국의 후진적 지배구조를 만든 것"이라며 "그러나 일련의 일들로 총수들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지배구조나 주주 가치 이슈보다 똘똘한 자회사를 보유한 알짜 중소형 지주사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따른 중·소형주 모멘텀이 증시를 지배할 것이라고도 관측했다. 대외변수에 대형주들이 흔들리는 사이, 혁신 아이템으로 무장한 중소기업들이 증시에 활력을 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전 세계 인구가 줄어들면서 잠재성장률도 하락해 과거와 똑같은 방식, 산업으로는 고성장할 수가 없게 됐다"며 "이에 기존 산업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더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스타트업과 벤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성장세인 우버, 타다, 배달의 민족, 쿠팡 등이 대표 사례다. 자동차와 음식, 생필품을 판다는 점에서는 기존 기업들과 같지만, 서비스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했고, 수요도 창출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특히 5G가 주목받을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과거 개인용 PC 보급으로 인터넷이 발달했고 이를 기반으로 탄생했던 아마존, 구글, 네이버 등의 벤처기업이 현재는 대기업이 됐다"며 "지금은 5G 테마 중 장비주에만 시선이 집중되지만, 장기적으로는 5G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현하고, 그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침 문재인 정부에서 제2 벤처 붐 확산전략을 내놓는 등 정책적 지원도 뒤따르고 있다. 벤처 생태계 성장은 자연스레 코스닥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연구원은 "초기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실적 데이터가 없어 투자를 위한 가치 산정 때 상장 중·소형주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중·소형주의 가치가 재평가받을 것이고 이는 결국 코스닥 지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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