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1Q 실적 쇼크에 엇갈린 증권가 시선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5.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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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운임효과 상쇄될 정도로 비용·경쟁 심화 vs 저점 매수 유효

CJ대한통운, 1Q 실적 쇼크에 엇갈린 증권가 시선


CJ대한통운 (98,600원 ▼800 -0.80%)이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냈다. 특히 지난 3월 택배 운임을 인상하고도 수익성이 훼손된 탓에 시장의 실망감이 컸다. 증권사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7일 오후 3시 4분 CJ대한통운은 전일대비 6500원(3.57%) 떨어진 16만1500원을 기록 중이다. 부진한 주가는 1분기 실적 탓이다.



CJ대한통운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은 2조4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당기순손실은 12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외형이 성장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563억원)을 약 20% 하회했다. 원인은 예상보다 저조한 택배 물량 증가율, 각종 비용 증가 등이다. 최저임금 인상분 75억원, 택배 안전비용 50억원, 리스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분 33억원 등도 반영됐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 27년 만에 택배 1상자당 단가를 96원(5%) 인상했다. 단순 계산해봐도 84억원 가량 이익이 늘어야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성과가 저조했다.

증권사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단가 인상을 상쇄할 정도로 비용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해 눈높이를 낮추는 곳이 있는 반면 저가 매수 기회라고 주장하는 의견이 맞선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회적 요인과 회계기준 변경 같은 외생변수를 고려하더라도 1분기 실적에서 비용 통제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올해 연간 추정치를 3145억원에서 2868억원으로 9% 하향한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1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택배업계의 치열한 경쟁이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자체 배송을 실시하는 온라인 유통업자들이 늘면서 전통적 택배업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 1위 지위에 방심해서는 점유율을 추가로 빼앗길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1분기 택배 물량은 전년 동기대비 7.1% 증가했는데, 이는 20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라며 "같은 기간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가 17.5% 성장한 반면, 국내 전체 택배시장 성장률이 7.9%에 그쳤다는 점은 비전통 택배업체들의 온라인 물류 배송 분담률이 늘어나고 있다는 근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분기부터 운임 인상 효과가 온기로 반영되고, 주가가 운임 기대감이 반영되기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을 들어 '저점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 주가는 2월 말 고점 대비 16%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운임 인상이 있었던 3월에도 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47.3%였던 만큼, 가격 인상으로 인해 추가로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타 택배사 역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고, 곤지암 터미널 가동으로 배송경쟁력이 한층 개선된 만큼 높은 성장잠재력을 감안한 매수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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