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인상에도 침묵하는 中…속내는 '버티기' 준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5.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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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일부터 對中 관세 10%→25%…中 관영 언론 침묵, SNS 검열
고위급 협상 취소 안 해…당분간 버티기 지속할 듯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축구팀의 총사령관 트로피 수여식에서 축하연설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축구팀의 총사령관 트로피 수여식에서 축하연설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00억달러(약 23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오는 10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기로 했다. 중국을 더욱 압박해 무역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은 침묵했다. 대신 중국 경제의 견실함만 강조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버티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끝내기 위한 기회를 엿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中 SNS서 사라진 '관세 트윗'=7일(현지시간)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 인상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국 당국의 검열에 걸려 삭제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SNS 검열 실태를 조사하는 홍콩대 산하기관 웨이보스코프에 따르면 이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소식을 전한 트럼드 대통령의 트윗을 갈무리한 사진은 올리는 족족 삭제됐다.



중국 언론들도 관련 내용을 전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날 상하이종합지수가 5% 넘게 급락한 상황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도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관세 그림자에 덮였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중국은 오는 9~10일 미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인 고위급 무역협상에는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협상단을 이끄는 류허 중국 부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9월 장관급 회담을 준비 중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발동하자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中 버티기 돌입하나=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관영 언론들은 이날 일제히 중국 경제가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무역전쟁 등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민일보는 이날 1면 기사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국내 여행객이 1억9500명이 넘었으며, 결제 규모는 1조2900억위안(약 222조원)에 달했다"면서 "이는 복잡한 국내외 정세에도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부의 성장 동력이 강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중국 정부도 조용히 시장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전날 중국 증시가 출렁이자 국영펀드와 중국공상은행 등이 나서 페트로차이나, 중국석유화공 등 대형주를 집중 사들이며 낙폭을 줄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위안 환율이 6.8위안선에 근접하자 적어도 한 곳의 중국 대형 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섰다"면서 "시장 안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협상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파상공세로 시진핑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시진핑 정부는 오는 10월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공산당 업적 강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끝내고 경제 치적을 최대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6월 4일 톈안먼 사태 30주년 기념일이 다가오면서 여론 동향에도 매우 민감한 상황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공산당 원로들이 대미 관계의 불안정화, 무역 협상에서의 양보 등에 대해 (시 주석에게) 불만이 크다"면서 "시 주석은 톈안먼 사태 기념일 전에 무역 협상을 대략 정리하고 당내 불만을 가라앉히고 싶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언동으로 전망은 불투명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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