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시 꺼내든 '관세 폭탄'…공은 다시 中에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이상배 특파원, 강기준 기자, 정한결 기자 2019.05.06 16:17
글자크기

트럼프, 中에 불만 피력하며 관세 공격 재개 의사 피력…中, 이번주 협상 보이콧 검토…미중 무역전쟁 다시 안개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 기도의 날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 기도의 날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주 막바지 협상을 앞두고 순항하는 듯 했던 미중 무역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판 흔들기'에 다시 난기류에 빠졌다. 중국이 반발해 이번주 협상을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무역 전쟁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관세 카드'에 中 협상 보이콧 검토= 트럼프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는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던 10%의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수입하는 나머지 3250억달러 어치에 제품에 대해서도 조만간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계속돼 왔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너무 느려졌다"면서 "안 된다(No)!"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관세 부과 발언에 중국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예정된 무역협상을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와 CNBC 등 복수의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술에는 굽힐 의사가 없고, 앞으로도 위협 아래서는 어떠한 협상도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언은 중국측 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에게 더이상 '빈 제안'을 갖고 오려면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9월에도 유사한 상황에서 류 부총리가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협상을 포기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1주일여 앞두고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머리에 총을 겨눈' 협상에 임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후 한동안 단절됐던 협상은 12월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간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고 미국이 요구하던 각종 구조적인 이슈들이 모두 테이블에 올라왔다.

◇트럼프, '판 흔들기'에 커지는 中 고민 =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돌발 공세도 막판 협상 과정에서 저항하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최대한 많은 것을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 카드로 풀이된다. 미중간 협상은 이르면 이번 주 협상을 마지막으로 10일 쯤 타결 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여전히 남은 쟁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까지 거론됐던 쟁점은 협상 타결시 미국이 부과한 기존 관세 철회 여부, 합의 사항 불이행시 미국의 독자적인 관세 부과 권한, 중국 국유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부 보조금 삭감 등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기존에 합의했던 기술이전 강요 문제 등 여러 핵심사안에 대해 입장을 번복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돌변한 이유라고 지목했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의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 참석하고 있다. 양국은 이날부터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서비스, 환율, 농업, 비관세 무역장벽 등 핵심 쟁점 6개에 대한 MOU 초안을 작성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의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 참석하고 있다. 양국은 이날부터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서비스, 환율, 농업, 비관세 무역장벽 등 핵심 쟁점 6개에 대한 MOU 초안을 작성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주 협상을 보이콧 하며 '강대강' 전략으로 나갈 수 있지만 관세 공격 등으로 인한 피해 우려가 더 큰 중국이 협상 타결에 더 목맬 수 밖에 없다. 당장 이날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가 장중 5% 이상 급락했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도 역외 시장에서 한때 1.3% 급락해 지난 2016년 1월 이후 3년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도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 어쩌면 더 좋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관세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수십억달러를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류허, 워싱턴 갈까= 결국 미국이 최소한 만족할 수 있는 지점까지 중국이 양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이 주저할 경우 단기적으로 '관세 포격전'이 재개되면서 무역 전쟁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미국도 마냥 공세적인 입장만 취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CNBC는 5일(현지시간) 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미 증시가 다음날 개장하면 45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시작할 것임을 암시했고, S&P 500과 나스닥100 지수 선물 역시 하락장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유가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 이후 미국 원유 선물 가격과 국제시세의 기준의 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각각 2% 이상 하락했다.

당장 류 부총리를 대표로 한 중국 협상단이 예정대로 8일 워싱턴을 찾을 것인지가 향후 협상 흐름을 가능해볼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위협은 미중 무역 협상이 '난관'에 부딪혔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는 지난 몇주 동안 미국 관리들의 낙관적인 시각과는 다른 변화가 생겼다는 것으로, 가까운 시일내 합의할 확률이 적어도 최근 보다는 다소 낮아졌음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