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잘알]불나는 ESS, 수소 저장기술 앞당긴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유영호 기자 2019.05.0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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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고온·진동 등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 대체할 차세대배터리 개발 전쟁…수소 연료전지로 대체 가능성 주목

[에잘알]불나는 ESS, 수소 저장기술 앞당긴다


지난 4일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의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불이 났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ESS) 등이 불에 탔다. 소방당국은 불이 ESS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써 ESS 화재 발생 횟수는 2017년 첫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22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화재는 정부가 지난 2일 ESS 화재 원인 조사 결과를 다음달 발표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이틀 만에 발생했다. 당시 올해 1월 이후로 추가로 발생한 화재는 없다던 정부의 설명도 무색하게 됐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방출하는 설비다. 태양광, 풍력 등 주변 환경에 따라 발전량 변화가 큰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쓰려면 꼭 필요한 장치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ESS 보급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ESS에서 예기치 못한 화재가 반복되면서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직까지도 ESS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ESS는 리튬이온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 등 하드웨어 장치와 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화재를 일으킨 주범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불가피한 만큼 각 부분품을 제조하는 업계에서는 화재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 플러스 2018' 통합 전시회에서 LG 화학의 차세대 차량용 배터리셀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018.10.10. /사진=뉴시스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 플러스 2018' 통합 전시회에서 LG 화학의 차세대 차량용 배터리셀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018.10.10. /사진=뉴시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나오는 언급은 ESS의 핵심 장치인 리튬이온배터리다. 리튬이온배터리는 휴대전화부터 전기차까지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열이나 진동 등 대외 환경변화에 취약해 화재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항공기 화물칸에 반입이 금지되는 이유도 폭발 위험성 때문이다. 이번 ESS 사태도 리튬이온배터리의 취약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으로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력을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하기 위한 차세대배터리 개발 경쟁도 뜨겁다. '더 오래 가는' 배터리를 만드는 것은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만큼 각국이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전고체배터리, 리튬금속배터리, 리튬황배터리 등이 대표적인 차세대배터리로 꼽힌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바나듐레독스플로배터리의 경우 최근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문턱을 넘어 태양광 ESS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전기를 저장하는 일반적인 배터리 형태는 아니지만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대규모 수소연료전지도 주목받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공급해 대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설비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필요시 이 수소를 활용해 연료전지로 다시 발전하는 형태로 전기 저장이 가능하다. 일반 배터리처럼 방전 우려가 없고 대규모 설치시에도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어 신사업모델로 손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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