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체, 수산화리튬 확보 전쟁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9.05.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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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8만3000톤, SK이노 5만톤 등 5년치 분량 확보…포스코, 2021년 이후 리튬 매출 기대

배터리업체, 수산화리튬 확보 전쟁 시작됐다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싸움이 치열하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107,500원 ▼2,500 -2.27%)은 최근 중국 리튬 생산업체 톈치(天齊)리튬의 자회사인 호주 톈치리튬퀴나나(TLK)와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톈치리튬이 호주 퀴나나 지역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가운데 20∼25%를 오는 7월 1일부터 2024년까지 공급받게 된다. 향후 5년 6개월간 수산화리튬을 누적 5만톤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1GWh(기가와트시)를 생산하는데 수산화리튬은 700톤이 필요하다. 수산화리튬 5만톤이면 배터리 70GWh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TLK와 향후 2년간 배터리 기술 연구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톈치리튬은 세계 3위, 중국 1위 리튬 생산업체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필수 소재다. 리튬은 은백색을 띠는 가장 가벼운 알칼리 금속이며 강한 전기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어 리튬 산화물 형태로 배터리 양극재로 쓰인다. 양극재에서 리튬 이온을 방출·흡수하면서 배터리가 방전 혹은 충전되는 것이다.

리튬 가운데서도 탄산리튬은 노트북, 휴대폰 등 IT 기기에 주로 쓰이고 수산화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활용된다. 수산화리튬이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이유는 니켈과의 소재 비율이 좋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LG화학 (373,000원 ▼8,500 -2.23%)도 대규모 수산화리튬 공급망을 확보했다. LG화학은 2018년 7월 캐나다 '네마스카 리튬'과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해 2020년 하반기부터 매년 7000톤, 5년간 총 3만5000톤을 공급받는다. LG화학은 중국 '장시 간펑리튬'과도 4만8000톤 규모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 중 포스코가 향후 이들 배터리업체에 리튬을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가 생산하는 리튬공장은 광양이 유일한데, 올해 생산량이 작년 대비 두 배 정도 늘어난 1000톤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올 하반기 광양만에 광석리튬 생산공장이 착공에 들어가 연 3만톤 이상 규모로 내년 말 준공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양만의 광석 리튬공장은 수산화리튬 70%, 탄산리튬 30%로 설계했으며, 수요에 따라 수산화리튬을 최대 90%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또 아르헨티나에 법인을 세우고 염호 리튬 사업을 본격화했다.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호수에 염호 광권을 확보했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7500헥타르(ha) 규모로 20년간 매년 2만5000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염호리튬의 경우, 중간제품인 인산리튬을 염호 위에서 생산하고 최종 제품인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은 염호 인근 지역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수산화리튬 70%, 탄산리튬 30%로 광석리튬과 제품 비중은 같다.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박현 포스코 2차 전지소재사업 실장(상무)은 "이르면 2020년 말~2021년 초에 2만5000t 규모의 염호리튬 공장을 아르헨티나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는 2차전지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힙병해 포스코케미칼을 지난달 1일 출범시켰다. 지난해에는 호주 필간구라 리튬광산을 보유한 필바라미네랄스 지분과 아르헨티나 리튬염호 광권을 인수하는 등 2차전지 소재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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