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손보..한앤코·JKL 품으로…사모펀드가 싹쓸이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김명룡 기자 2019.05.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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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롯데카드 기업가치 1.8조에 100% 고용유지..'굿딜' 평가

롯데카드·손보..한앤코·JKL 품으로…사모펀드가 싹쓸이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3,195원 ▲395 +14.11%)(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가장 큰 산을 넘었다. 특히 가격과 고용유지 등 여러 조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시장에선 '굿딜'이란 평가가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를 선정했다. 매각 주관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롯데카드는 지분율 100% 기준, 1조8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롯데가 지분 20%를 남기고 80%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구조다. 한앤컴퍼니의 예상 인수 가격은 약 1조4400억원이다.



롯데지주 측은 "롯데카드는 매각 이후에도 20% 소수지분 투자자로 남아 롯데카드와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간의 다양한 제휴 관계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지분 58.5%를 가져가는 조건을 제시했다. 입찰 금액은 4270억원으로 확인됐다. 롯데손보는 7300억원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롯데지주 측은 "롯데손해보험은 롯데그룹에서 별도 소수지분을 남기지 않지만, 매각 이후에도 현재 다양한 롯데그룹 계열사와 맺고 있는 협업 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딜(거래)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우선협상대상자로 FI가 선정되면서 우선매수권, 콜옵션 등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격과 고용유지, 시너지, 추가 발전사항, 협력사항 등 여러 조건이 깔끔하게 마무리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계열사 매각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한 부득이한 절차인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있어 입찰가격 뿐 아니라 다양한 비가격적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단게 롯데지주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임직원 고용보장, 인수 이후 시너지와 성장성, 매수자의 경영 역량, 롯데그룹과의 협력 방안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롯데지주는 앞으로 본계약 체결, 당국의 승인 과정을 거칠 예정이며, 회사가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거래 완료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롯데손보 우선협상대상자와 오는 13일까지 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13일 이후에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우선적배타협상권이 소멸, 차순위협상대상자에게 기회가 간다. 금융당국 대주주 심사까지 마무리되면 최종 매각은 7~8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사모펀드로, 그동안 한온시스템, 쌍용양회, 에이치라인해운 등 다양한 투자 실적을 쌓았다. 하나금융, 우리금융, MBK파트너스가 참여한 금융회사 인수전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 뒤에도 소수지분을 유지하는 만큼 협업이 잘 될 수 있는 후보에게 팔아야 한다는 의사가 강했던 것으로 안다"며 "가격과 시너지 전략 등을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JKL파트너스는 가격 뿐만 아니라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JKL파트너스는 2001년 7월 설립된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다. 회계사인 정장근 대표, 강민균 부사장, 이은상 부사장 등이 주축이다.

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실 회사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성장했다. 2개의 블라인드 펀드를 포함해 총 10개 펀드를 조성했고, 펀드규모는 총 1조5000억원 이상이다. 그동안 테이팩스, 팜스코, 듀올, 파낙스이텍 등에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은 롯데카드보다 M&A 매물로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사모펀드 간 경쟁구도가 형성되며 매각 과정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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