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실적, "실망이야"…시총 하루만에 70조원 증발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4.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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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매출 증가율 2015년 이후 최저…아마존과 광고 시장 경쟁 등 우려 요소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며 이날 장 마감 이후 주가가 7%대 급락했다. 이를 두고 아마존과의 경쟁으로 광고 단가가 하락해 매출도 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알파벳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363억3900만달러(약 42조2767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미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전문가들로부터 내놓은 예상치(373억3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매출 증가율(17%) 역시 작년(26%)에 비하면 급감했다.



이는 알파벳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구글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3% 늘어난 307억2000만달러(35조7519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15.3%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26% 늘어난 광고 매출액을 발표한 것과 대조된다.

루스 포렛 구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매출 성장이 둔화한 이유로 환율 변동과 제품 변화 시점 등을 지적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영향을 줬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디지털 마케팅업체 메르켈은 모바일에서의 광고 매출 증가율은 그대로였으나, 데스크탑과 태블릿에서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과의 경쟁을 또 다른 우려 요소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구글의 검색 엔진은 소비자가 상품을 찾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창구였고, 이는 광고 단가에 높은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는 구실이었다"며 "구글보다 곧장 아마존에서 검색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디지털 광고시장에서의 구글의 독점적 위치가 아마존에 밀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광고클릭단가(CPC)는 전년 동기보다 19% 떨어졌다. 광고 클릭 수는 39% 늘어났으나,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9% 줄어든 66억5700만달러(7조7474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3월 EU(유럽연합)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부과한 벌금 17억달러(1조9784억원)의 타격이 컸다. 벌금을 제외한 순이익은 26% 오른 83억1000만달러를, EPS(주당순이익)은 11.9달러를 기록해 예상치(10.6달러)를 상회했다.

이날 구글은 장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7.3% 하락해 시가총액이 600억달러(약 70조원) 넘게 증발했다. 이날 마감까지만 해도 주가는 연초 이후 24% 오른 1296.2달러를 기록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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