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들 싸움에 제 인생 빨간줄 생기면 책임져 주시나요?"

머니투데이 조해람 인턴기자 2019.04.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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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투쟁'에 뿔난 젊은 당직자들 "제 미래 지켜줄 사람은 없다"…익명 커뮤니티에 불만 줄이어

/사진=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여의도 옆 대나무숲'/사진=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여의도 옆 대나무숲'


자유한국당의 강경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반대 투쟁에 휘말린 젊은 당직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6일 국회 직원들의 SNS 익명 커뮤니티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육탄전'까지 번진 자유한국당의 농성에 대한 국회 직원들의 불만이 빗발쳤다. 여당 등이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국회선진화법 등을 위반한 '불법'이라 규정하고 법적 조치를 경고하면서다. 한 직원은 "정치는 영감님들이 하지만 재판은 정무직도 실무자도 동일하게 받는다"며 "어르신들이야 더이상 아까울 것 없겠지만 젊으신 분들, 빨간줄(전과) 하나에 인생이 발목잡힌다"고 꼬집었다.

이 직원은 이어 "(전과자가 되면) 청와대, 공공기관, 임명직공무원, 민간기업체 어느 곳 들어갈 수 없는 만년 이류가 될 것"이라며 "정의를 지키기 위한다고 (투쟁을) 하지만, 제 미래를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 다른 직원은 "오늘 오후 '국회 공성전'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하자 (보좌관이) 의원실 직원들을 모아놓고 비장하게 교시했다. 새벽 3시가 넘은 지금 의원실 전 직원들은 파김치가 되어서 쓰러졌는데 그분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서관과 비서들이 몸싸움같은 '천한' 일을 할 동안 '고귀한' 보좌관님께서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비례대표 공천으로 또 한 발 나아가기 위해 인맥을 한 번 더 두텁게 다진다는 '노오력'을 하셨나"며 냉소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방호과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방호과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
이날 해당 커뮤니티에는 "몸싸움하는 보좌진들 보니 참 처량하다"며 우려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편 자유한국당의 '투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25일 오후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 등 당직자들은 국회 본청 제3회의장 통로를 몸으로 막고 농성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개의를 불발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범법행위를 한 모든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에 대해 반드시 위법 처리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국회법 165조와 166조에 따르면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부근에서 폭력행위 등을 한 사람은 경중에 따라 최대 7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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