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세] 뜨끈한 국물에 면을 푹 찍어... '츠케멘'의 맛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9.04.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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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의 맛으로 보는 세상]7회 논현역 라멘모토

라멘모토의 츠케멘라멘모토의 츠케멘


'메밀소바, 자루우동, 츠케멘….'

국물에 건더기를 넣어 찍어 먹는 면 요리는 국물을 부어내는 면 요리와 비교해 국물의 간이 더 짭짤하며, 국물이 가진 감칠맛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찍어 먹는 면 요리는 보통 찬물로 씻어 쫄깃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국물과 함께 끓이거나 말아져 나와서 약간은 불어 있는 면 요리와는 차별화된다. 이처럼 찍어 먹는 면 요리는 차가운 요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본 라멘의 한 종류인 '츠케멘'은 면과 국물을 따로 내 따뜻한 국물에 면을 찍어 먹는 또 다른 차별점을 지닌다.



일본 라멘 전문점은 2000년대 들어 하나 둘 선보이더니 수년 전부터는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세로 자리 잡으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자신 만의 비법을 갖고 다른 가게와 차별화된 면 요리를 내는 라멘집들이 늘어난다. 면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일본 라멘을 맛있게 하는 집들에 가보면 보통 돈코츠 라멘, 소유 라멘, 시오 라멘, 미소 라멘 등 국물이 있는 라멘을 주로 다룬다. 하지만 나는 일본 라멘 중에서도 유독 츠케멘을 좋아 한다. 츠케멘에는 다른 라멘에서는 맛볼 수 없는 뛰어난 감칠맛이 있기 때문이다.



돈코츠 라멘 등 일반 라멘은 보통 돼지 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미소, 간장, 소금 등으로 맛을 더하지만, 기본은 돼지 육수가 베이스다.

반면 츠케멘은 돼지 육수를 기본으로 하지만 해산물 육수가 첨가된다는 차이가 있다. 츠케멘을 내는 집마다 비법의 차이는 있지만 대게 감칠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돼지 국물에 개운한 해물 스프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츠케멘 육수가 일반 라멘 육수와는 달리 담백하고 개운한 감칠맛을 내는 이유다. 유독 츠케멘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해산물 육수를 선호하는 개인 성향이 반영된 점도 있다.

요즘 반가운 점은 일본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독창적이고 수준급의 츠케멘을 내는 집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 하나 방문하면서 차이점을 느끼고 어떤 집이 입맛에 맛는지를 천천히 따져가는 중이다.


여러 집들을 방문해 보다 수 년 전부터 꽂힌 츠케멘집이 있다. 논현역 인근에 자리 잡은 라멘모토다. 이집은 그냥 라멘도 있지만 차가운 면발을 뜨거운 국물에 적셔 김에 싸 먹는 츠케멘이 대표 메뉴다.

국물에 면을 빠뜨리고 김으로 면을 싸서 먹으면 입 안에서 다양한 감칠맛 축제가 느껴진다. 라멘에 올라가는 차슈(돼지고기)도 좋다. 츠케멘을 시키면 육수에 차슈가 잘게 잘라 들어있다. 차슈를 추가로 시켜 국물과 같이 찍어 먹으면 또 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추가할 것을 추천한다.

츠케멘 집에서는 보통 짜지 않은 국물을 요청해 기존 남은 국물에 부어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마시도록 해주는 곳이 있다. 하지만 이 집에서는 면을 다 먹은 다음 무료로 주는 공기밥을 주문해 국물에 말아 먹으면 별미다. 짭짤한 국물과 쌀밥이 조화를 이뤄 면을 찍어 먹을 때와는 또 다른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이 맛을 잊지 못해 논현역 근처를 지날 때면 배가 부르더라도 항상 핑계를 만들어 혼자 츠케멘을 즐긴다. 라멘모토 외에도 멘야산다이메, 혼네, 멘멘, 멘쇼 등이 괜찮은 츠케멘을 내는 곳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면 요리는 서로 특색을 갖고 발전해왔다. 우리나라는 칼국수, 잔치국수, 짜장면, 짬뽕 등의 면 요리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우동, 소바, 라멘이 큰 축을 이룬다. 중국은 이러한 면 요리의 원조로 다양한 면식 문화를 지니고 있다. 요즘엔 이러한 면 요리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발전하고 있다. 면 요리를 너무 사랑하는 1인으로 앞으로 다양한 면 요리를 소개할 기회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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