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자금 조달+중소형 IB 먹거리" 스팩 활기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4.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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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개 스팩 상장예비심사청구, 전년대비 2배 늘어…"비상장기업 상장 수요 확대 전망에 먹거리 확보 차원"

"안정적 자금 조달+중소형 IB 먹거리" 스팩 활기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열기가 뜨겁다. 기업에는 안정적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매력이 있고, 중소형 IB(투자은행)의 경우 독자적인 영업을 통해 상장 주관 실적을 쌓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9개의 스팩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개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유안타제4호스팩 (2,035원 0.00%)과 지난 1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케이비17호스팩 (2,040원 ▲5 +0.25%)은 지난 3월 상장을 완료했다. 올해 신규상장 스팩은 지난해 20개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여러 증권사에서 현재 추가로 신규상장 스팩을 준비하고 있다. 신규상장 스팩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15년으로, 당시 45개 스팩이 상장했다.

올해 스팩 신규상장이 늘어나는 이유는 벤처기업 지원 확대를 비롯한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 등에 따라 비상장기업의 상장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IPO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5년 스팩 신규상장이 가장 많았다.



상장을 준비하는 비상장기업의 경우 회사 규모나 사업 영역, 인지도 등에 따라 시장의 평가를 거쳐야 하는 직상장보다 스팩합병상장을 선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장의 평가를 통해 밸류에이션이 결정되는 직상장과 달리 합병 비율을 통해 밸류에이션과 자금조달 규모를 앞서 확정할 수 있다는 점이 스팩합병상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대형사와 경쟁을 통해 IPO 주관을 따내기 어려운 중소형사의 시장 환경도 스팩 신규상장 증가의 한 요인이다. 실제로 올해 스팩 상장예심을 청구한 9개 증권사 중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신영증권은 IPO 시장에서 비교적 위상이 높지 않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IPO 주관 실적이 없다. 스팩의 경우 상장 뒤 독자적인 기업 물색 및 영업 활동과 스팩의 규모에 따라 다른 증권사와 별다른 경쟁 없이 IPO 실적을 쌓을 수 있다.

스팩 신규상장뿐 아니라 스팩합병상장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심사를 철회한 엔에스컴퍼니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줌인터넷, 예선테크 등 6개 기업이 스팩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재까지 공모시장 투자수요는 높은 편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데다 미·중 무역전쟁, 북·미 관계 등 아직 우리 증시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각 증권사가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스팩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중소형 증권사 사이에선 스팩이 IPO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안타제4호스팩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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