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하는 가수 박유천./사진=이기범 기자
지난 23일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박유천의 정밀 마약반응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16일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박유천의 자택과 자동차를 압수수색할 당시 머리카락과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 검사 결과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
또 다른 팬 B씨 역시 "기자회견 보고 진짜 마약 안 한 줄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우울증 고백까지 하며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싶어 두려웠다'라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콘서트서도 팬들에게 '진짜 고맙다'며 울었던 게 박유천이다. 뒤통수 제대로 맞은 기분"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디시인사이드 박유천 갤러리 '퇴출 촉구 성명문' 전문./사진=디시인사이드
팬들은 성명문을 통해 "처음 박유천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과거 그가 여러 힘든 시간을 겪을 때에도 늘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해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를 지지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며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측에게 박유천 퇴출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24일, 소속사도 결국 박유천에게 등을 돌렸다. 박유천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박유천의 진술을 믿고 조사 결과를 기다렸다. 마약 양성 반응 판정 결과를 접한 지금 참담한 심경"이라며 "당사는 박유천과 신뢰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 전속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박유천은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전했다.
팬과 소속사가 모두 돌아서며 박유천은 사실상 '퇴출'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연예계를 떠나게 됐다. 이에 기자회견에서 보인 '악어의 눈물'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그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과거 박유천의 팬이었던 누리꾼 C씨는 "무슨 생각으로 기자회견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완전 대국민 사기꾼이다. 내 학창시절 추억까지 뺏어갔다"며 분노했다.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하는 박유천의 모습./사진=김창현 기자
이어진 3번의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박유천은 경찰 조사 전 제모, 탈색 등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증거 인멸' 의심을 샀다. 박유천 측은 "평소 콘서트 일정에 맞춰 신체 일부에 대해 제모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박유천이 마약을 구입하는 정황이 담긴 CCTV(폐쇄회로화면) 영상 등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확보한 영상에는 박유천이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마약을 두고 가는 방식)으로 마약 거래하는 장면과 마약 판매책에게 돈을 입금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박유천의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국과수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박유천의 결백 주장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게 됐다.
검찰은 지난 23일 황하나와 함께 5차례 마약을 투약하고 2차례는 매수했다는 혐의를 받는 박유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유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6일 오후 2시30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