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도 물리쳤는데…' 中 디디추싱, 끝나지 않은 손익 고민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4.2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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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 '차량 호출사업' 손익 구조 첫 공개
요금 대비 수수료 수입은 19%, 비용은 21%
연내 2000명 감원 등 경영효율화 진행

'우버도 물리쳤는데…' 中 디디추싱, 끝나지 않은 손익 고민


3년 전 세계 최대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를 중국시장에서 물리쳤던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이 여전히 수익성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디디의 차량 호출 사업 담당 임원인 천시는 이번 주 발간된 한 에세이에서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승객이 디디 차량 호출 서비스를 한번 이용할 때마다 승객이 지불하는 요금의 약 2%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디디가 승객이 지불하는 요금의 19%가량을 수수료로 받는 반면, 세금, 운전기사 인센티브 등으로 나가는 총 비용은 요금의 21%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용 구조를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요금의 10%는 기술 개발, 안전 및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한 운영비로 사용되고, 7%는 인센티브로 운전자에게 돌아간다. 나머지 4%는 세금과 온라인 지불 결제 관련 수수료다. 운전기사 인센티브에는 기사가 디디앱을 이용하게 하는 보조금 등이 포함된다.



디디측은 천시의 손익 명세 공개가 대중의 궁금증에 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 차량 호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디디가 핵심 사업의 손익 관련 수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디는 지난해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승객 살해 사건 발생 후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천시는 "이런 상황은 결국에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우리의 펀딩 자금이 다 소진될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정상적인 운영을 계속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손실은 차량 호출 산업에서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우버가 이번 달에 발간한 안내서에 따르면 우버는 차량 공유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로 지난해 요금의 22%를 받았다. 우버 보다 규모가 작은 경쟁사인 리프트의 지난해 수수료율은 요금의 26.8%였다. 리프트는 지난 3월 말 상장했다. 각 회사의 수수료 계산 방식에는 다소 차이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우버의 지난해 손실은 총 30억3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리프트는 9억1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디디의 손익 수치 공개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지는 파악이 힘들다고 WSJ는 전했다. 디디는 중국 차량 호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이용자와 운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해 석 달 간격으로 두 명의 여성 승객이 운전기사에게 살해를 당한 이후 새로운 안전 조치를 마련하는 데도 많은 투자를 해왔다.

인터넷 회사에 초점을 두고 독립적으로 컨설팅하고 있는 윌 타오는 "디디에 대한 잠재적 투자자들은 2%의 손실률을 보고 그 회사의 차량 호출 사업의 손익 분기점 달성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세한 경영 상황을 보지 않는 한 디디가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천시는 디디가 지난해 말부터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근로자들의 효율성 제고, 운영비 감축 노력 등을 언급했다. 디디는 올해 2000명의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

디디는 중국에서 가장 가치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우버의 기업공개(IPO) 보고서에 따르면 디디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516억 달러(59조2368억원)으로 평가됐다. 우버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디디 지분을 인수해 15.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소프트뱅크, 애플, 알리바바그룹홀딩스, 텐센트홀딩스 등도 주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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