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사진=뉴스1
김 전 기획관은 23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 심리로 열린 국가정보원 특활비 뇌물 전달 혐의 사건 항소심 1차 공판에 불출석했다. 이날 김 전 기획관의 장남이 법정에 대신 나와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
그는 "(과거) 구속수감으로 인해 심신이 쇠약해졌지만, 의료시설과 지방 주거지에서 체력을 회복해 법정에 좋은 모습으로 오려고 했다"며 "이번 주 재판이 연속으로 잡혀 주말에 와서 준비했는데 노환이 오고 심리적 압박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기획관의 장남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폐문부재인 이유가 무엇인가'는 질문에 "지금 요양을 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답하며 "(이 전 대통령 항소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에 대한 부담이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증인 때문인가'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간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이 자발적으로 출석할 의사가 있다고 판단하고 강제구인을 미뤄왔다. 그러나 다음 날 다섯번째 증인출석 요구에도 불응할 경우 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기획관을 반드시 항소심 법정에 불러 신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앞서 1심 과정에서 공개된 검찰 진술조서와 자수서에서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4~6월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청와대로 찾아와 이 전 대통령을 접견했고 당시 이 전 부회장이 전반적인 삼성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과 삼성그룹 사이에 뇌물이 오고 갔다는 검찰 측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이다.
이 외에도 김 전 기획관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등 다른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도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기획관의 검찰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고령이고 검찰 조사가 비정상적으로 강도높게 진행된 탓에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