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멸종 저항' 기후변화 시위대, 자연사박물관 점거

뉴스1 제공 2019.04.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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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간 시위 1065명 체포·53명 입건…"최소 1주일 계속"
"영국 역사사상 최대 시민 불복종 운동"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영국 자연사박물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영국 자연사박물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환경 시민 단체인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이 이끄는 기후변화 대응 촉구 시위에서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런던 경찰 당국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위 주최측은 이 시위가 영국 역사상 최대 시민 불복종운동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앞서 8일간 벌어진 이 시위에서 총 1065명이 체포되고 53명이 입건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역시 환경운동가들의 시위는 이어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대량 멸종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시위대는 켄싱턴 남쪽에 위치한 자연사박물관을 점거하고 흰긴수염고래 전시물 아래서 100여명이 바닥에 드러눕는 '다이인'(die in) 시위를 벌였다.

얼굴에 흰 페인트칠을 하고 붉은 베일을 쓴 일부 시위대는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등 즉석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멸종 저항은 기후변화 저지와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5달 전인 2018년 10월 말 영국에서 결성된 국제 비폭력 환경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 4월15일부터 옥스포드 서커스, 마블 아치, 워털루브릿지와 의회 광장 주변 등 런던 시내 주요 장소들의 교통을 막으면서 시위를 시작했다.

이날 8일째 시위를 맞으며 멸종 저항의 지도자인 로저 할람은 자신들의 시위가 "현대 영국 사상 가장 큰 시민 불복종운동"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1982년 어퍼헤이포드 반핵 시위에서 752명이 체포됐고 마거릿 대처 당시 총리의 지역주민세 부과에 반발해 일어난 1990년 인두세폭동에서 33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할람은 그간의 시위에서 경찰측과 시위자 측 아무도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최소 1주일 더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치층이 각성하길 희망한다"면서 "그들이 다음에 일어날 일(기후변화 등)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훨씬 더 극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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