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박 후보자와 여당은 ‘관음증’적 자료 요구가 장관으로서의 자질 검증과 어떤 관련이 있느냐며 야당의 자료 요구에 이의를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유방암 수술 관련 자료에 대한 질의를 보는 순간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섹슈얼 해래스먼트(sexual harassment:성희롱)이라고 느꼈다”며 “모멸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책검증과 개인사 검증은 분리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하는 동시에 그 전제로 “사전 검증 강화”를 강조했다. 애초에 청와대의 사전 검증이 철저히 완료됐다면 국회에서 ‘신상털기’식 청문회를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 방법으로 검증 기록 공유를 제안했다.
이 교수는 “문제는 사생활 검증이 충실히 이뤄지지 않은 채 임명 절차에 돌입했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도덕적으로 정당한지에 대해서 검증이 중요한데 현재로선 청와대가 검증 기록을 국회와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청와대의 심사 결과를 국회와 공유하면 국회가 사생활 검증에만 몰두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은 고위 공직자 임명 전 연방수사국(FBI)의 신원 조사, 공직자 윤리위원의 검증, 동료 평판 등 의 항목을 미리 조사하고, 그 자료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한다. 상임위 역시 청문회 전 미리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사전 조사를 한다.
청문회 효력에 대한 구속력 강화도 청문회의 질적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됐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청문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임명을 못하도록 청문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청문회가 여야 다툼의 장으로 변질되고 또 일방적으로 임명이 강행되는 악순환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인사청문 결과의 효력에 대해선 분명한 논의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