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 AFP=뉴스1
지난 2009년 내전 종전 이후 최악의 사건으로 평가되는 이번 테러는 3곳의 교회와 4곳의 호텔, 1곳의 가정집을 겨냥했다. 테러 표적이 된 교회 중 2곳은 가톨릭, 1곳은 복음주의 교회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번 사건이 종교뿐 아니라 민족주의, 민족성을 둘러싼 갈등과도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불교도인 싱할리족과 힌두교도 타밀족이 26년간 내전을 벌여온 스리랑카는 올해로 종전 1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종교적·민족적 갈등이 극심한 상황이다.
그 결과 스리랑카 전역의 교회는 매주 일요일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다. 실제 스리랑카기독교복음연맹(NCEASL)에 따르면, 기독교인을 겨냥한 차별·위협·폭력 사례는 지난해에만 86건, 올들어 26건 보고됐다.
스리랑카는 법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힌두교 극단주의와 불교 신자들의 탄압으로 인해 기독교 신자들이 폭력과 위협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는게 NCEASL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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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에서 동남아시아로 시야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도부터 인도네시아, 미얀마, 방글라데시아 등 아시아 곳곳에서 인종과 종파적 정체성에 바탕을 둔 분파 정치가 득세, 소수 종교에 대한 탄압이 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인도국민당(BJP)는 4월11일~5월19일 진행되는 총선에서 보수세력 표심을 얻고자 이슬람교와 기독교를 공격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백개의 교회가 강제로 문을 닫았다.
온건파 이슬람으로 분류되는 방글라데시 집권당은 최근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요구하는 보수 성직자들과 제휴했다. 불교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로힝야족(무슬림) 학살에 이어 다음 표적은 기독교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탄압이 심해진 데는 복음주의 기독교가 아시아 전역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파키스탄 기독교 개종자 수천명이 태국으로 망명하는 등 최근 수년새 남아시아 일대에서는 기독교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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