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공수처 4당 합의에 한국당 '전쟁 선포'…"20대 국회는 없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19.04.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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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국당도 23일 긴급 의총…"의회민주주의 조종 울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5당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참석자들이 사진촬영을 한 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사진=이동훈 기자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5당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참석자들이 사진촬영을 한 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사진=이동훈 기자


"의회 민주주의가 조종(弔鐘)을 울렸다."

자유한국당이 22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에 강력 반발하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우선 한국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23일 오전 10시 열기로 했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에 대해 각 당의 내부 추인을 남겨놓은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소속 의원들을 결집시킨다는 방안이다. 의총에 앞서 오전 9시에는 각 상임위 간사들이 참석하는 '패스스트랙 저지 대책회의'도 연다.



이날 오후 소속 의원들에게 의원총회 소집 문자를 보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의 합의를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빠짐 없이 참석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순간 20대 국회는 없다"고 선언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이 한국당과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데 대해서는 "기만"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애초에 합의할 것이었다면 패스트트랙으로 할 이유가 없다"며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제와 공수처를 패스트트랙에 태운다는 것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말씀하신 21대 국회 260석을 위한 실질적인 시동"이라며 "결국 좌파 장기 집권 플랜에 시동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의회민주주의를 그만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모든 움직임에 대해 철저히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당 대표도 23일 대구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황 대표는 당초 이날 오후 '국민속으로-민생대장정' 행사를 대구에서 열기로 했지만 비상상황임을 감안해 서울에 남아 당의 총력 저지 전략을 점검해야할 필요성이 생겨서다.

이날 오전부터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합의를 위한 회동을 예고하고 움직이자 한국당은 합의 전부터 규탄 발언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여야 4당 선거제 개편안에 "결국 야당을 분열시키고 여당 2중대·3중대를 양산해 의회의 행정부 견제를 무력화시키는 제도"라며 "야당이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힘든 '야합 세력'들이 민주주의 기본 가치를 짓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4당의 공수처안에 대해서도 "공포정치 시대의 개막"이라고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사실상 대통령 하명수사가 불보듯 뻔하다"며 "검찰 권력과 법원, 경찰 권력을 장악하는 것으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가득 채워진 한국판 '게쉬타포'(독일 나치정권의 비밀경찰)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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