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연방고속도로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16세 인구 중 운전면허증을 보유하고 있는 비중은 1983년 46%에서 2014년 24.5%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017년에는 경기 회복에 힘입어 26.0%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0명 중 7 ~ 8명 은 면허조차 없다.
미국은 만 16세부터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으며 한 때 미국에서 16세가 됨과 동시에 면허를 획득하는 것은 진정한 자유를 얻는 것과 같은 의미로 여겨지기도 했다. 최근 10~20대 인구에서 운전 면허 소지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그들의 부모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중인 데이비드 메츨러씨는 WSJ에 "16살된 딸이 자신은 면허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 사실에 당황스럽다"며 "나의 경우 16세가 되자마자 집밖으로 나와 어디론가 가고 싶어 바로 면허증을 발급 받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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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Z세대가 운전면허를 굳이 발급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WSJ는 우선 SNS의 발달을 꼽는다.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채팅에 익숙한 Z세대는 굳이 집을 떠나지 않고도 원거리에 있는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것.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공유업체(차량호출업체)들이 범람하고 있다는 것도 면허, 혹은 자가용을 굳이 소유할 필요를 못느끼게 한다. 이들은 휴대폰으로 부르기만 한면 언제든 집앞으로 와 승객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준다.
WSJ가 인용한 세대 트렌드 연구원에 따르면 Z세대는 2008년 금융위기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예산을 쓰는데 좀 더 신중한 경향이 있다. 아울러 이들 중 대부분이 학자금 대출 부담을 지고 사회에 나오게 되는데 현재 미국에서 전체 학자금 대출 규모는 1조5000억달러(1712조원)로 신용카드 부채나 자동차 부채 규모를 앞지른다는 설명이다.
면허 획득에 드는 비용도 부담이다. 미국 주(州)정부가 예산을 삭감하면서 더 이상 공립학교들이 무료 운전자 교육을 제공하지 않게 됐다는 것. 민간이 이를 부담할 경우 1000달러 안팎의 비용이 들게 된다.
Z세대가 더이상 면허 획득도, 차를 구매하는 것에도 필요를 덜 느끼게 되면서 자동차 업계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JD 파워에 따르면 2004년에 10~20대였던 밀레니얼 세대가 미국에서 60만7329대의 차량을 구매한 데 비해 Z세대는 올해 그보다 약 12만대 적은 48만8198대를 구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토요타 자동차 북미 판매 책임자인 밥 카터는 "자동차 업체들은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전과 다른 경제적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면허를 더 늦게 취득하고 있는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가령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소형 SUV 차량 '코나'를 1만9000달러(2169만원)에 선보이는가 하면 올해에는 뉴욕 오토쇼에서 '베뉴'라고 불리는, 코나보다 더 작은 크로스오버 차량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