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탁기 잡으려다가… 관세폭탄 부메랑 맞은 트럼프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4.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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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세탁기에 관세 물리자 美소비자 부담 1.7조원 늘어나...일자리 창출은 1800개에 그쳐 '비효율'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삼성과 LG 등 한국산 세탁기를 견제하기 위해 던진 관세 폭탄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갔다. 소비자들은 미국내 일자리 한개를 만드는데 평균 9억3000여만원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과 시카고대학이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정부가 삼성과 LG 등 수입산 세탁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세의 125~225%를 비용으로 떠안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부담한 비용은 총 15억달러(약 1조7100억원)에 달한다.

미국내 세탁기 가격은 작년에 대당 86달러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이한 것은 건조기 가격 역시 1년새 92달러 상승한 것이다. NYT는 삼성과 LG 등 업체들이 관세 부과로 세탁기 가격이 20% 오르면 인상분의 절반을 건조기에 전가해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이 각각 11.5%씩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NYT는 가격 인상 명분이 없었던 월풀도 수입 제품 가격이 오르자 덩달아 가격을 올려 이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수입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습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연간 120만대 이하 물량에는 20%, 이를 넘어가는 물량에 대해선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이다.

관세 부과 조치로 소비자들이 낸 비용은 15억달러에 달했지만 미국내 일자리 증가는 1800개에 그쳤다. 오하이오주 월풀 공장에서 200개가 늘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삼성전자, 테네시주의 LG전장 공장에서 1600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일자리 한개당 약 81만7000달러(약 9억3000만원)비용을 지불한 셈이다.


NYT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일자리 하나를 만들면서 들인 비용은 12만5000달러로 조사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탁기 관세조치로 일자리를 하나 만들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은 6.5개를 만든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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