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자? 파시스트?…美반이민 무장단체 60대 대표 체포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4.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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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멕시코서 69세 남성 체포돼…인권단체 "공무원 사칭행위·파시스트" vs 무장단체 "우리는 애국자"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 연방수사국(FBI)이 멕시코 국경에서 넘어오는 이민자를 불법으로 구금해온 무장단체 대표인 60대 남성을 체포했다. 이 단체는 '애국자 집단'을 자칭하는 반면, 진보단체 등은 '파시스트'라며 비난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FBI가 뉴멕시코주(州) 선랜드 공원 인근에서 헌법애국자연합(UCP)의 수장인 래리 홉킨스(69)를 무기 및 탄약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권단체인 미국자유인권연맹(ACLU)이 UCP가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허가증이 없는 이민자들을 불법으로 구금하고 있다며 고소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UCP는 지난 2월 말부터 선랜드 공원 인근 부대를 순찰해온 대여섯명가량의 무장단체다. 이 단체는 군대식 위장을 하고 소총을 지니고 다니며 두 달 동안 국경순찰대가 5600명의 이민자를 구금하는 데 도왔다고 주장했다. 짐 벤비 UCP 대변인은 "(래리 홉킨스가) 곧 풀려날 것"이라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 사칭행위 아니냐는 비판이 인다. 실제로 홉킨스는 2006년 오리건주에서 경찰관 사칭 및 무기 소지 의혹을 받아 체포된 적이 있다. 유엔 자문기관인 ACLU는 UCP를 고소하며 "파시스트 무장단체"라고 비난했다. 페이팔·고펀드미 등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역시 '혐오나 폭력을 옹호하지 않는다'는 정책 문구를 내세우며 UCP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상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헌법애국자연합(UCP)은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팔, 고펀드미가 기부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위 캡쳐는 우편을 통해 기부를 하라는 UCP의 공고. /사진=UCP 페이스북 캡쳐21일(현지시간) 미국 헌법애국자연합(UCP)은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팔, 고펀드미가 기부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위 캡쳐는 우편을 통해 기부를 하라는 UCP의 공고. /사진=UCP 페이스북 캡쳐
이날 헥터 발데라스 뉴멕시코 법무장관은 "이번 체포는 법 집행은 무장 자경대가 아니라 훈련받은 공무원들의 손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FBI가 공고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역시 성명을 통해 "시민이 직접 법을 집행하기보다 국경순찰대의 눈과 귀가 되어줄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벤비 대변인은 "그것이 바로 UCP가 하던 행위"라며 "전직 군인 출신인 UCP 대원들은 자기방어를 위해 무기를 소지했을 뿐, 이민자에게 총을 겨눈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18일 이후 UCP의 페이스북 팔로워 수는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는 주 경찰이 국경을 떠나라고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 경찰이)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여겨지면 뉴멕시코주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멕시코 외무부는 이 소식을 접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러한 관행은 미국으로 이주하거나 망명 신청을 하는 이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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