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중단' 케이뱅크, 예금 금리도 인하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4.22 05:35
코드K 정기예금 이율 0.3%p↓…대표상품 판매 조절에 "영업력 훼손" 우려
증자 난항으로 일부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주력 예금 상품의 금리도 내렸다. 고금리 예금을 줄여 예대마진이 늘면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개선에는 긍정적 영향을 준다. 그러나 여신에 이어 수신까지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영업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코드K 정기예금’과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금리를 지난 20일 자정부터 인하했다. 코드K 정기예금 금리는 기존의 연 2.4%(이하 만기 12개월 기준)에서 2.1%로, 0.3%포인트(p) 내려간다.
코드K 정기예금은 별도의 우대 조건이 없는 단일 금리 상품이다. 기본 금리 측면에선 그동안 은행권 전체에서 가장 높은 이율의 예금 상품이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 결정으로 마찬가지로 우대조건이 없는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2.35%)보다 이율이 낮아졌다.
주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는 기본금리가 연 2.2%에서 2.1%로 0.1%p 내려간다. 우대금리 0.4%를 더하면 최고 2.5%로 여전히 비교적 높은 이율의 상품이지만 급여 이체와 체크카드 이용 실적 등의 우대 조건에 번거로움을 느끼는 고객이 적지 않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번 수신 금리 인하는 적금을 제외한 예금 상품만 대상”이라며 “코드K 정기예금은 앞으로 ‘코드K 정기적금’처럼 제휴 이벤트를 통해 할인코드를 받으면 우대금리를 더해주는 방향으로 리뉴얼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고금리 예금이 늘면 예대마진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예금 금리 인하의 또 다른 이유로 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를 낮춰 예대마진이 늘면, 이익잉여금 증가로 이어져 BIS 비율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케이뱅크는 계속되는 적자로 자기자본이 쪼그라들었지만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으로 증자가 어려워져, BIS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력 대출에 이어 예금 상품까지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케이뱅크의 영업력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드K는 케이뱅크 영업 개시 후 여·수신 모두에서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상품”이라며 “고객들로선 케이뱅크가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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