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우즈벡 동포간담회 "좋은 식사 대신 도시락이라서…" 왜

머니투데이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성휘 기자 2019.04.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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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국문화예술의집 개관식·간담회 "뜻깊은 장소"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식에 참석하고 이곳에서 동포 오찬 간담회를 열어 고려인 동포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훈·포장을 받지 않았더라도 고려인 1세대는 모두 애국자이고 독립유공자"라며 "앞으로도 양국이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지금처럼 계속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각)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집에서 열린 동포오찬간담회에 참석해 건배를 하고 있다. 2019.04.20.   pak7130@newsis.com【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각)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집에서 열린 동포오찬간담회에 참석해 건배를 하고 있다. 2019.04.20.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오늘 ‘한국문화예술의 집’을 개관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께서 착공식에 이어 개관식에까지 함께 해주시면서 고려인들과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뜻깊은 장소에서 여러분을 뵙고 싶은 마음에서 이곳에서 동포간담회를 열게 됐다"며 "장소 여건 때문에 좋은 식사를 준비하지 못하고 도시락을 준비하게 된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도 저로서는 2017년 고려인 정주 8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축하영상을 보낸 것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식에 집적 참석하여 고려인 여러분을 뵙게 되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도 같은 생각이시지요" 하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네"라며 박수로 답했다.



대통령의 동포간담회는 방문국의 호텔 연회장에서 여는 게 일반적이다. 경호상 편의성, 대규모 식사준비 등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한국문화예술의 집이 그런 점에 꼭 부합하진 않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순방 준비중 "이렇게 뜻깊은 곳을 놔두고 다른 데서 해서 되겠느냐"며 장소를 낙점했다고 한다. 이날 도시락을 준비한 건 이런 배경이다. 우즈벡 고려인 사회에서는 문 대통령 방문이 양국 협력은 물론, 고려인 위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네 명의 독립운동가를 언급, 이들의 후손이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평안남도에서 의병으로 활약했던 이인섭 선생은 연해주에서도 독립활동,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 받았다. 전일 선생은 1920년부터 항일독립운동단체인 한인사회당 선전부장으로 활약, 세 차례 총 13년 가까이 옥고를 치렀고 정부는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김경천 장군과 함께 항일독립군 부대를 이끌었던 한창걸, 한성걸 형제는 각각 건국훈장 애족장과 건국포장을 추서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인섭 선생의 아들 ‘이 아나톨리’ 님은 존경받는 파일럿이 되어 우즈베키스탄의 은성훈장을 받았다"며 "전일 선생의 외손녀인 ‘신 이스크라’ 화백은 아시아의 피카소, 고(故) ‘신순남' 화백의 며느리로 우즈베키스탄의 공훈예술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성걸 선생의 손자 ‘한 블라디슬라브’ 님은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고려인들의 소식을 전하고, 외손자인 정 알렉산드르 님은 IT 전문가로 우즈베키스탄의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식에서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의 오랜 인연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즈벡 방문기간 내린 비를 언급하며 "이 계절의 비는 반가운 손님이다. 풍성한 결실과 수확을 예고한다"며 "앞으로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의 우정이 깊어지고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도 좋은 일이 아주 많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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