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법사위 "트럼프 특검 보고서, 원본 내놔라"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4.20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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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에 5월1일까지 제출 요구…"특검 보고서 원본 논란, 법정으로 갈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러시아와 결탁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보고서 원본이 공개될까?

앞서 미국 법무부는 400여 페이지의 특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일반에 공개했지만, 원본이 아니라 일부 민감한 내용을 검은 색으로 가린 편집본이었다. 이에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보고서 원본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편집되지 않은 특검 보고서 원본과 관련 기초 자료들을 입수하기 위한 소환장을 발부하고,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오는 5월1일 오전 10시까지 특검 보고서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심지어 편집본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행한 심각히 잘못된 사례들의 윤곽이 드러난다"며 "이제 제기된 위법 혐의의 전체 모습을 판단하고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하는 것은 의회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위원회는 보고서 원본이 필요하고, 그걸 요구할 자격이 있다"며 "의회의 대부분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남겨두는 그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 장관은 전날 특검 보고서 편집본을 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워싱턴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의 공모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의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들이 범죄에 해당하는지 판단했어야 했다"며 "뮬러 특검이 그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 스스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공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 좋은 날이다"며 "보고서에 따르면 공모도 없었고,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상이용사 모임에서 "그런 일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며 "이러한 일의 진상은 규명돼야 하며 다시는 다른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포스터를 오마주한 '게임 끝'(GAME OVER)이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특검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편집됐다며 원본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WP는 특검 보고서 원본의 공개 여부를 둘러싼 정치공방이 법정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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