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제공)2019.3.27/뉴스1
러시아 크렘린궁은 18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하반기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지에선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24~25일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비핵화-상응조치'의 새 계산법을 가져와야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며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모든 나라들과의 친선과 협조의 유대를 강화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미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로 사회주의 국가와 연대하는 우방외교를 공식화한 것이다.
【모스크바=AP/뉴시스】 CNN은 러시아 의회가 7일 온라인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나 관료를 조롱하거나 가짜 뉴스를 배포하는 이들에 벌금, 혹은 최대 15일의 구금형을 내리도록 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사진은 지난 6일 크렘린궁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 2019.03.07.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러 경협 강화와 함께 유엔 제재 결의를 위해 올해 말까지 철수해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의 해법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러 밀착은 교착 국면인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러 회담이 잘 되면) 남북 대화나 북미 협상에서 북한이 버티기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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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동력을 찾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한 우리 정부와 미국도 북러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8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비핵화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함께 북러 정상회담 등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핵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양국의 대북 접촉 등 북한 문제와 비핵화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주러 미국 대사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차질없는 대북제재 이행 공조와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설득을 요청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남·북·미·일·중·러의 다각 정상외교 국면도 숨가쁘게 전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