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사진=한국과학기자협회
이어 “최근 들어 마이크로바이옴이 인간의 건강과 질병 문제에 대한 적용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 군집(microbiota)과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 인간의 몸속에 함께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 연합군'의 유전정보 전체를 가르킨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피부나 구강, 기도 등에도 존재하지만 주로 식도·위·소장·대장을 이루는 소화기계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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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이크로바이옴이 사람과 공생 관계를 이뤄 건강과 수명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잇따라 나오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미래 바이오산업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고 교수는 “국가별로 마이크로바이옴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위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 NMI)를 발표했다. NMI에는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간의 협업을 위한 다학제적 연구 지원, 다양한 생태계 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초연구 추진, 물리적·생화학적 차원에서 조작·분석이 가능한 기술 플랫폼 구축 등이 포함됐다. NMI에는 미국의 핵심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 전도사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도 참여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2014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21세기 차세대 핵심부가가치 산업으로 선정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및 건강식품 등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바이오벤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 대표는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계한 아토피·천식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한창이며, 세레스, 이벨로, 베단타, 천랩, 지놈앤컴퍼니, 제노포커스 등 관련한 국내외 바이오벤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에 따르면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의 83%는 ‘기능성식품’, 10%는 ‘치료제’ 7%는 ‘진단’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장천 인하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가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과학기자협회
그는 "한 나라에서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라며 “이제 미생물 연구는 지구적 규모의 협도연구가 대세"라고 강조했다. 또 “미생물의 다양성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진핵생물(세균·바이러스를 제외한 모든 생물)의 기원이 밝혀지고 있다”며 “때로는 무용하거나 쓸모없어 보이는 지식이 인류가 진보하는 밑걸음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