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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주만 好好?" 화폐개혁 논의로 바라본 韓 경제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4.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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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노미네이션으로 화폐 바뀌면 ATM 교체수요 발생 기대…눈앞의 수혜보다는 경기 둔화 우려 주목

"ATM주만 好好?" 화폐개혁 논의로 바라본 韓 경제




화폐 단위를 줄이는 '리디노미네이션' 적기론이 대두되면서 ATM(금융자동화기기) 관련주 주가가 연일 급등세다.

18일 오전 11시46분 현금자동입출금기 제조·판매 사업을 하는 청호컴넷 (3,600원 225 -5.9%)은 전일대비 940원(21.81%) 뛴 5250원을 나타내고 있다.

현금자동지급기(CD) 사업을 하는 한네트 (3,945원 50 +1.3%)는 17%대 급등하고 있고, 금융단말시스템을 공급하는 케이씨티 (4,050원 65 +1.6%)는 11%대 강세다.



금융기관 전산장비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로지시스 (3,950원 5 -0.1%)는 7%대 상승세고 푸른기술 (15,150원 250 -1.6%), 프리엠스 (10,450원 760 +7.8%)는 1~2%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ATM 관련주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1% 가까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홀로 급등하고 있다.

ATM 관련주 상승을 이끈 것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리디노미네이션 적기' 발언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시행해 현재 1000원의 가치를 10원이나 1원의 단위로 일괄 바꿀 경우 화폐 신권 제작은 물론, 신-구 화폐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ATM 기기 교체가 필수일 것이라는 판단에 ATM 주가가 급등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실생활에서 2만원짜리 물건을 2.0으로 표기하거나, 커피숍에서 4000원짜리를 0.4로 표기하는 것 등이 자생적으로 이뤄지는 리디노미네이션의 형태다. 실생활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이 자연스레 이뤄질 정도로 국내 통화단위가 높아져 있다는데서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리디노미네이션=ATM기 수혜'로 단순 연관짓기엔 리디노미네이션이 미칠 파급효과가 지나치게 크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총재의 '리디노미네이션 적기' 발언이 국내 경기 부진, 저물가 지속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장점은 분명하다. 먼저 명목상 통화가치 절상효과가 발생한다. 당장 1달러당 교환비율이 1000원 이상이었던 것에서 1대 1 수준으로 달라진다. 표기가 간단해지는 것은 덤이다.

또 지하경제 양성화가 가능하다. 화폐개혁이 이뤄지면 기존 현금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에 나올 수 밖에 없다. IMF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 GDP 대비 지하경제 비중은 21%로 OECD 평균(15.3%)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주식 액면분할 효과가 화폐에도 나타난다. 거래하는 화폐단위가 줄어들면서 물건값이 저렴해보이는 효과가 발생하면서 소비가 증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도리어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화폐 사용자 입장에서는 재산이나 소득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장 큰 심리적 저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파급효과 때문에 리디노미네이션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보다는 한국은행이 이 카드를 꺼내들 정도로 국내 경기 부진이 심화했다는데 주목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각종 부양책이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한국도 리디노미네이션이 거론될 정도로 내수 부양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제고시키기 위한 방안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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